[디지털데일리 윤상호 최민지기자] 세계 3대 정보통신기술(ICT) 행사 ‘MWC’가 결국 취소했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세계 확산 매개 우려로 주요 업체 불참 또는 전시·참관 축소를 선언한 것이 원인이다. 중국 업체 전시와 참관을 막을 경우 사업 기회가 줄어든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행사 취소는 올해 통신 및 관련 업계 마케팅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각)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MWC2020’를 취소한다”며 “코로나19 등에 대한 세계적 우려로 행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MWC2020은 24일부터 28일까지(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예정이었다. 2800여개 업체 10만9000여명 이상이 방문할 전망이었다.
MWC2020 취소는 코로나19 걱정 탓이다. 코로나19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원했다. 13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환자는 28명이다. 28개국에서 확진환자 4만5171명 사망자 1115명이 발생했다. 중국이 가장 많다. 중국 확진환자는 4만4653명 사망자는 1113명이다. 개최지인 스페인은 확진환자 2명이 나왔다.
GSMA와 스페인 정부는 이날까지 행사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경제적 효과를 놓기 어려웠다. 행사가 갖는 중요성도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했다. 행사 관련 GSMA 수익과 스페인 경제 유발 효과는 약 7000억원에 달한다. MWC는 모바일 관련 행사로는 세계 최대다. 올해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본격화 하는 해다. 기술 동향 파악과 비즈니스 상담 대부분 MWC에서 이뤄진다.
통신사 관계자는 “5G 상용화를 세계 최초로 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고 고객 등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규모를 줄여서라도 가기로 했던 것”이라며 “‘CES’와 달리 모바일에 집중한 흐름 파악과 영업 등을 하기에 MWC만한 행사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제조사 관계자는 “통신사의 유통 장악력이 감소하긴 했어도 여전히 통신사는 단말기 1차 고객인 국가가 많다”라며 “비용대비 효과를 따졌을 때 한 자리에서 전 세계 통신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MWC뿐”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업체 관계자는 “CES가 규모가 커졌어도 MWC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통신사가 주관하는 통신 특화 전시회라는 점 때문”이라며 “통신 관련 사업 방향 제시와 고객 상담 기회, 경쟁사 동향 파악 등의 기회를 먼저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5일 LG전자를 시작으로 전시 불참 업체가 나오기 시작했다. 통신사가 만든 행사임에도 불구 통신사 참관단 불참 움직임도 늘어났다. 업체들 사이에 잡아둔 약속도 대부분 연기 분위기로 바뀌었다. 비즈니스 기회로써 MWC 의미가 사라진 셈이다.
MWC2020 무산이 ‘MWC상하이’ 또는 ‘MWC로스앤젤레스’로 대체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역 시장에 특화했다. MWC상하이와 MWC로스앤젤레스는 각각 6월과 10월 열린다. 올해부터 MWC아메리카는 MWC로스앤젤레스로 명칭을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행사는 해당 지역 업체가 해당 지역 시장에 관한 마케팅을 하는 자리”라며 “우리나라를 비롯 글로벌 업체 참가는 별로 없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대신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치르는 ‘IFA’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IFA는 CES MWC와 함께 세계 3대 ICT 전시회지만 생활가전과 유럽시장에 무게가 실린 행사다. IFA도 CES MWC처럼 영역 확대를 지속 추진 중이다.
또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5G 상용화나 기술 관련 하반기는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기”라며 “MWC를 대신해 업체의 개별 마케팅과 미팅이 증가하겠지만 이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행사에 대한 수요도 분명히 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