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행사 ‘MWC’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몸살이다. 행사가 전염병 세계 대유행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혐오도 같이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 방문객 축소가 행사 발목을 잡는 일도 벌어졌다. LG전자에 이어 에릭슨이 ‘불참’을 선언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행사 취소는 없다고 재확인했다.
9일 에릭슨 등에 따르면 에릭슨은 MWC2020 전시를 취소키로 했다. 에릭슨은 세계 통신장비 점유율 3위 업체다. 에릭슨은 화웨이 삼성전자 등에 이어 최대 규모 전시장을 차리는 업체다. 세계 최초 통신기술 경쟁 한 축을 담당한다. 5세대(5G) 이동통신의 다양한 활용방안을 소개했다. 에릭슨 전시관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꼭 찾아야 하는 관람코스다.
에릭슨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전시 취소와 출장 최소화를 결정했다”라며 “전시회 의미가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릭슨에 앞서 LG전자도 불참을 선언했다. 고객과 임직원 안전을 우선해서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취소하지만 통신사와 미팅은 별도로 진행한다.
에릭슨의 전시 취소는 에릭슨의 상황과 중국 업체 행보와 연관 있다. 이동통신 세대 전환은 통신장비 업계 대목이다. 에릭슨은 4세대(4G) 이동통신 초반까지는 세계 1위였다. 노키아와 알카텔-루슨트 합병, 중국 기반 화웨이의 성장 등으로 3위로 밀렸다. 현재 전 세계 통신사는 5G 투자를 시작하거나 늘리는 상황. MWC는 세계 통신사에게 영업을 하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으로 고객과 약속을 잡기가 어려워졌다. 중국 통신 3사는 참관을 취소했다. 국내 통신 3사도 참관을 대폭 축소했다. 미국 통신사도 마찬가지다. 고객을 만날 수 없는 전시회가 된 셈이다. 위험부담을 안고 참여할 필요가 없어졌다. 에릭슨이 유럽 기업이라는 점도 작용했다. 취소에 따른 부대비용을 상대적으로 아낄 수 있다.
LG전자도 비슷하다. LG전자는 이 행사에서 ‘V60씽큐’를 공개할 예정이었다. 세 번째 5G폰이다. 공개와 함께 영업을 해야 하는데 대상이 사라졌다. 그동안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반응을 고려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상 입소문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개별 통신사를 방문해 대면 영업을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한편 GSMA는 8일(현지시각) “MWC2020은 예정대로 열린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조언을 준수하고 있다”라며 “고위험 국가 참석자 교체 등을 포함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