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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에어컨 사는 사람이 늘어나는 이유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한여름에 필요한 에어컨을 봄이 오기 전부터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성수기 때 제품 구매시 겪는 불편사항이 없고, 미리 준비하면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적 비수기인 겨울에도 에어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기업은 여름철 수요 집중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1~2월부터 에어컨 판매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가전제품 양판점에선 연초 에어컨 판매량이 증가 추세다.

전자랜드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에어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매년 1분기(1~3월) 에어컨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은 2018년 1분기 대비 84% 증가했으며, 2018년 1분기 에어컨 판매량은 2017년 1분기 대비 20% 증가했다.

특히 한겨울인 1월에도 에어컨 판매량 성장세가 지속됐다. 지난해 1월 1일부터 27일까지 에어컨 판매량은 2018년 동기 대비 64%, 같은 기간으로 2018년 판매량은 2017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에어컨 구매시기를 앞당긴 결정적인 시기는 2016~2017년 여름이다. 당시 5월에도 폭염 특보가 내려지는 등 극심한 더위에 에어컨을 급하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급증했다. 에어컨은 불티나게 팔렸다. 그러나 수요가 몰려 에어컨을 설치하기까지 3주 이상이 걸렸다. 당장 구매를 해도 더위가 끝나갈 때가 돼서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사례도 발생했다.

전년도 여름이 극심하게 더우면 그해 겨울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난다. 여름철 폭염에 고생했던 경험의 학습효과로 이어져 그해 겨울 일찌감치 다음 여름을 준비하게 되는 흐름이다. 업계는 연초에 에어컨을 구매하면 원하는 시기에 설치할 수 있어 소비자가 구매를 서두르는 것으로 분석한다.

반대로 비교적 선선한 여름을 보낸 소비자들은 이른 여름 대비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다. 전자랜드에 따르면 1월에 지속되던 판매 성장세는 올해 전년대비 12% 감소하며 주춤했다. 지난해 여름이 시원했던 탓이다.

하지만 기업도 겨울철 에어컨 판매를 선호하는 이유가 생겼다. 여름철 '에어컨 대란'으로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지 못할 상황을 피해 수요를 분산하려는 취지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표 가전 업체들은 에어컨 신제품 출시 시기를 3월에서 1월로 앞당기고 최근 몇년간 에어컨 생산라인 가동 시점도 4~5월에서 2~3월로 빨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에 에어컨을 사는 비중이 여전히 가장 높긴 하지만 겨울철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며 "작년 여름이 시원해 올해 1월엔 판매량이 다소 떨어졌지만 2월에 더 많은 신제품과 프로모션 진행으로 1분기 판매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제품 프로모션을 잘 이용하면 겨울철 에어컨 구매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월에 신제품을 내놓은 제조업체들이 2월부터 본격적인 프로모션 경쟁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020 뉴 무풍에어컨 런칭 페스티벌'과 ‘2020 LG 휘센 미리 구매 대축제’로 3월 31일까지 올해 신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한다.

삼성은 스탠드형 에어컨과 함께 벽걸이형이나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면 최대 포인트를 제공한다. LG전자는 일정 등급 이상 모델을 선택하면 벽걸이 에어컨을 공기청정 기능이 들어간 프리미엄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해준다. 전자랜드도 오는 2월까지 특정 카드로 신형 행사모델 구매 시 캐시백과 부품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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