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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흔드는 LGU+의 역습, 통신·방송 업계 ‘촉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하면서 알뜰폰과 유료방송 시장이 동시에 들썩이고 있다. 통신 및 유료방송업계는 이번 인수가 불러올 지각변동에 촉각을 세우는 상황이다.

16일 통신업계와 유료방송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인수로 알뜰폰과 케이블TV 시장에서 각각 1위 사업자를 거머쥐었다. 어떤 식으로든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지난 13일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를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 내렸다. 알뜰폰과 관련해선 최대 쟁점이던 분리매각이 빠졌다. 대신 알뜰폰 도매제공을 5G까지 확대하고 도매대가를 낮추는 조건이 달렸다. 유료방송 측면에선 CJ헬로의 지역성을 보장하고, 콘텐츠 투자계획 및 협력업체 상생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경쟁 통신사들은 알뜰폰 분리매각이 무산된 데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하나의 이동통신사업자(MNO)는 하나의 알뜰폰사업자(MVNO)만 둘 수 있다는 ‘1사 1알뜰폰’ 원칙이 깨졌다는 지적이다. 이로써 LG유플러스는 CJ헬로 인수를 통해 기존 자회사 미디어로그와 함께 2개의 알뜰폰을 운영하게 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1사 1MVNO 원칙이 무너졌어도 SK텔레콤이나 KT가 또 다른 인수합병을 계획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업계 1위 CJ헬로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업체이고, 이미 자사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들이기 때문에 굳이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LG유플러스만 실익을 얻었다는 평가다.

유료방송시장에서도 견제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TV(IPTV)를 주도하는 통신3사는 현재 새 국면을 맞았다. 이번 빅딜로 LG유플러스는 단숨에 시장 2위로 올라섰고 SK브로드밴드는 3위로 뒤처졌다. 정부 심사 중인 티브로드와의 합병이 성사돼도 마찬가지다. 합산규제에 잡힌 KT는 불안한 1위를 지키고 있다.

다만 방송 관련 심사 결과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이 적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IPTV 중심의 유료방송시장 재편과 국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성장세를 고려해 경쟁 제한이나 가격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놨다. 다만 케이블TV 본연의 정체성인 지역성과 업계 상생을 강조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통신사 주도 케이블TV M&A의 첫 사례인 만큼 앞으로 진행될 또 다른 M&A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우려했던 것보다 M&A의 허들이 낮아진 것은 환영하지만, 각사마다 상황이 다른 만큼 정부가 분명한 기준점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케이블업계는 뒤숭숭한 상황이다. 계속된 가입자 침체로 IPTV에 주도권을 빼앗긴 지 오래다. 와중에 업계 1위 사업자 CJ헬로가 통신사로 팔려갔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이 남아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인수합병이 예고되고 있다. 단적으론 케이블TV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케이블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수에 대해 “앞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와 달리 과기정통부 심사에서는 지역성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면서 “지역채널 콘텐츠의 VOD 무료 제공 등 최소한이지만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줬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통신사와 케이블 간 M&A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개별SO 입장에선 달갑지 않겠지만 최소한 MSO들은 지역채널 사업권을 유지하면서 통신사 자본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진단했다. 다만 “케이블 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역성·공공성이 계속 유지되는지 감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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