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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개방형 OS ‘구름’, 어디까지 왔나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윈도7은 2020년 1월14일 기술지원서비스 종료(EOS)를 앞두고 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를 비롯한 관계 기관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간 준비해온 개방형 운영체제(OS)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4일 선보인 ‘구름 플랫폼’이다.

구름 플랫폼은 과기정통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산하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주도해 개발하고 있는 오픈소스를 활용한 단말 운용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이다. ▲구름 OS ▲구름 브라우저 ▲구름 보안 프레임워크 등으로 구성됐다. 그간 기업·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4일 일반에 공개했다.

개방형 OS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인 편이다. 과연 구름 OS는 윈도7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지 직접 사용해봤다.

구름 플랫폼을 이용하기 위해 VM웨어의 가상화 SW ‘워크스테이션’을 활용했다. 구름 플랫폼 홈페이지에 설치 방법이 상세히 적혀 있어 큰 어려움 없이 설치를 마쳤다. 컴퓨터가 익숙지 않은 사람은 설치부터 막힐 수도 있을 듯했다.

전체적인 만듦새는 훌륭하다. 데비안 리눅스 기반이기에 최소 수준은 검증됐다. 전체적인 디자인이 윈도와 매우 흡사하다. 자체적으로 내장돼 있는 구름 브라우저로 웹서핑, 유튜브, 페이스북 등은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10여년 전 호기심에 설치했던 리눅스를 곧바로 포기하게 만들었던 윈도 명령프롬프트(CMD)와 유사한 ‘터미널’ 위주의 환경도 많이 개선됐다. 파일 설치를 위해서도 복잡한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마우스로 조작할 수 있을 만큼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가 개선됐다.

그렇다면 윈도7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 기자는 ‘아니오’라는 답을 내렸다. 윈도 환경에 익숙한, 컴퓨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 리눅스 기반의 구름 OS는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은 OS였다.

가장 큰 문제는 꾸준히 지적받아온 호환성이다. 주민등록등초본 인터넷 발급이 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정부24’에 접속했으나 보안프로그램 설치 단계에서 막혔다. 데비안의 설치 패키지인 ‘deb’를 다운받아 설치했으나 ‘미설치’로만 나온다. 금융기관 홈페이지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했다.

GUI 개선으로 마우스의 활용도가 높아졌다곤 하나 터미널의 중요성은 여전하다는 점도 대다수의 엔드 유저에게는 단점이다. 윈도처럼 마우스로 어지간한 걸 다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잘 활용한다면 윈도 이상의 매력적인 OS가 될 수 있겠지만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한글과컴퓨터가 개발에 참여했으나 정작 hwp 문서를 열람할 수 없다는 점도 아이러니다. ‘한글뷰어’를 다운받아 열람은 할 수 있었지만 편집은 어렵다. 공공서식 다수가 hwp로 작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중요한 문제다.

할 수 있는 게임이 한정된다는 점에서 게이머들에게도 매력적이지 않은 OS다. 일부 게이머는 게임 호환성을 위해 더 낮은 버전의 윈도를 쓰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스팀이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스팀 OS를 선보이며 리눅스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윈도에 비해 할 수 있는 게임이 제한되거나 할 수 있더라도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리눅스를 선택할 게이머는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이런 웹, SW 호환성 문제는 구름 OS의 탓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구름 OS가 SW를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SW가 구름 OS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웹도 마찬가지다. 구름 OS에 맞는 SW를 개발하거나 발굴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엔드 유저 입장에서는 ‘당연히 할 수 있던 것을 못 하게 되는 것’이 영 못마땅하다.

이런저런 문제점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으나 이는 리눅스 기반이라는 태생적 한계다. 오히려 기반이 된 리눅스가 안정된 만큼 ‘한국의 개방형 OS’는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일부 필수 사이트에 대한 호환과 작업을 위한 오피스 프로그램 등만 개선된다면 ‘업무용 환경’에서 쓸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윈도7 EOS 이후 문제가 될 보안에 한정하면 확실히 윈도7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름 플랫폼은 원래부터 윈도에 비해 보안성이 좋다는 리눅스 기반인 데다 공격면을 줄이기 위해 최소 SW만 탑재했다. 앞으로 데비안 판올림에 대응하는 등 보안에 방점을 찍을 방침이다.

구름 플랫폼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김병준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실장은 “구름 플랫폼은 완벽히 윈도를 대체하거나 호환할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며 “잘 갖춰져 있는 리눅스, 클라우드 생태계를 기반으로 선택지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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