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자본시장 내에서 ‘코스콤 패싱’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IT트렌드에 코스콤에 묻고 상의하고 협의하고 함께 협력해 나가는 것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취임 2주년 간담회에 나선 코스콤 정지석 사장의 말이다.
자본시장 IT시장의 터줏대감인 코스콤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활발한 외부사업에서의 성과가 눈에 띤다. 물론 코스콤의 사업 모델 자체가 자본시장 업계를 중심으로 한 ‘파워베이스’ 원장시스템, 정보시스템 등이지만 이 외에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었다.
다시 말해 현실에 안주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의미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코스콤에 IT운영을 맡겼을 때는 고정 수익을 바탕으로 안전한 경영이 가능했지만 증권사들이 독자 시스템 구축으로 파워베이스에서 이탈하면서 코스콤 위기론이 부상했다.
이후 코스콤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양한 외부사업 모델 개발에 나섰고 일부 성과도 있었지만 수익 면에서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신사업을 추진하다 실패하면 다시 원대 복귀하는 코스콤의 조직 문화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정지석 사장 취임 이후 플랫폼 비즈니스에 주력하면서 조직 체질도 점차 개선되는 모양새다.
물론 ‘때’가 맞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기존 IT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새로운 기술이 빠르게 시장에 정착하고 있는 반면 중견중소 증권사 등 IT조직에 큰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던 곳들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손을 내밀 곳이 코스콤 외에 없었다는 점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코스콤이 준비되지 않았다면 이러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기업으로서 코스콤은 내부적으로 임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는 스터디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었고 이제 이러한 스스로의 움직임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코스콤은 증권업 진출로 주목받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증권 원장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금융보안원이 발주한 클라우드 도입 사업을 수주하는 등 의미 있는 사업을 연이어 수행하고 있다. 신사업 매출도 110억원 대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코스콤이 갈 길은 아직 멀다. 우선 인적구성의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 코스콤 임직원의 평균 나이는 4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나이가 중요한 것은 물론 아니다. 코스콤의 임직원 개개인이 가진 자본시장에 대한 경험과 지식에 대해선 말할 것이 없다. 하지만 조직에 변화를 위해선 새로운 피 수혈이 시급한 시점이다. 이른바 ‘감각’이 필요할 때다.
보다 활발한 움직임도 필요해 보인다. 최근 NBP와 클라우드 사업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코스콤이지만 역동성을 찾아보기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스콤 특유의 ‘조용함’을 중요시(?) 하는 문화 탓에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일각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물론 정지석 사장은 "네이버와 수동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뭔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해 이번 협력이 보다 긴밀한 관계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만 코스콤의 전문가 집단으로서 자긍심도 좋지만 새로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잘 ‘포장’할 줄 아는 지혜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보다 유연한 조직 문화 및 구조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금융업계 특유의 '보신'문화보다 때로는 과감하게 뛰어들 줄 아는 전략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