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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OTT 재편에 맞선 KT의 해답, ‘IPTV 혁신’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경쟁사들은 케이블TV 인수합병에 나섰고 유료방송 가입자는 포화상태다.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성장 기회가 있다. 그 해답이 바로 ‘개인화’다.”(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

KT가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 지형 변화 앞에 정면승부를 택했다. 경쟁사들이 속속 유료방송 M&A를 추진하는 상황에 자사 인터넷TV(IPTV) ‘올레tv’의 본연의 경쟁력을 혁신하겠다고 나섰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을 결합해 홈미디어의 ‘개인화’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KT는 4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IPTV 혁신 기자간담회에서 이러한 구상을 밝혔다. 구현모 사장<사진>은 “최근 1인가구의 증가는 곧 IPTV의 잠재 고객이 늘어난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그간의 시장 우려와 달리 올레tv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유료방송업계는 케이블TV 시장 침체, IPTV의 성장둔화로 다사다난한 변화를 맞고 있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이미 전체 가구 수의 1.7배에 달할 정도다. 여기에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 등이 기존 미디어 플랫폼에 맞서 새롭게 부상 중이다.

경쟁사들은 그래서 유료방송 M&A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 합병을,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인수를 각각 추진하는 중이다. 반면 KT는 합산규제에 가로막혀 원했던 딜라이브 인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KT는 그러나 IPTV의 성장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봤다. 바로 ‘개인화된 홈미디어’ 시장이다. 구 사장은 “지금까지 TV는 거실에서 가족과 보는 것이었다면 이젠 각자 방에서 개인화된 형태로 미디어 소비를 한다”면서 “홈미디어인 IPTV도 개인에 맞춰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인화된 홈미디어 시장을 겨냥한 KT 올레tv의 경쟁력은 3가지다. 첫째는 VR기기인 ‘슈퍼VR’과의 결합이다. KT는 VR 환경에서 IPTV를 즐길 수 있는 ‘슈퍼 VR tv’를 출시한다. 기존 3000여편의 VR 콘텐츠뿐만 아니라 실시간 채널과 VOD까지 4K 화질의 VR로 볼 수 있다.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전무는 “VR 사업을 1년 넘게 하면서 고객 이용시간의 20%가 게임이고 나머지 80%가 방송과 VOD임을 확인했다”면서 “해외에서 VR을 주로 게임에 국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영상이 VR의 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 ‘UHD4’다. 일반 스마트폰 크기에 KT의 IPTV 무선전송 기술을 적용, 공간 어디에나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이동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기존 UHD 셋톱박스에 비해 5분의 1 수준, 대기전력 소모는 기존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마지막은 AI 기반 추천 서비스인 ‘AI 큐레이션’이다. 사용자의 시청 이력을 딥러닝으로 분석해 맞춤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특이점은 홈미디어인 IPTV에서 최대 3개의 개인 계정을 만들어 구성원 각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했다는 점이다.

송재호 전무는 “많은 미디어 플랫폼이 이용자 맞춤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면서 “KT는 820만명 가입자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VOD뿐만 아니라 실시간 채널과 모바일 시청 이력까지 종합분석해 더 정교한 한국형 AI 큐레이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KT의 자신감에도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예컨대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 초소형 UHD4 셋톱박스와 계정별 AI 추천 서비스는 경쟁사 IPTV 서비스와 OTT 플랫폼에서도 이미 볼 수 있는 서비스다. KT 올레tv만의 차별화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송 전무는 “오늘 소개한 혁신들은 원래 가구 단위로 소비됐던 IPTV도 개인화 서비스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진정한 AI 미디어 플랫폼으로 가기 위한 시작일 뿐이며 고도화된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IPTV 사업과 별개로 KT의 신규 OTT 서비스에 대한 예고도 나왔다. 김훈배 KT 뉴미디어사업단장은 “IPTV와 OTT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연초부터 OTT 전략을 준비해왔으며 이달 안에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비롯한 다양한 전략을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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