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최기영 장관에게 5G 중심으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주문들이 쏟아졌다. 최기영 장관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임된 반도체 전문가인 만큼, 5G‧ICT 산업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온 바 있다. 소재‧부품만큼 5G 산업도 중요하니, 이에 대한 지원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4차 산업혁명과 5G 융합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한국이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기록한 후 글로벌 시장에 앞서 있는 만큼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세액공제를 통해 민간기업 투자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안전한 5G 융합산업을 위해 보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와 관련 이종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과기정통부에 “5G를 띄워달라”고 요청했다. 한‧일 경제전쟁 속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대책에 중점을 두는 모습도 중요하나, 자칫 5G 패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양 산업을 모두 신경써달라는 주문이다. 한국은 5G 스마트폰을 최초로 출시할 뿐 아니라 네트워크 장비시장에서도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5G 선점 효과와 경쟁력을 보면 한국이 최우위에 있는데, 5G를 먼저 시작했기 때문이다. 5G를 먼저 투자한 점은 성공적인 선택”이었다며 “과기정통부가 소부장 대책에 중점을 두는 것이 이해는 가지만 5G 서비스는 거의 뒷전에 밀리고 있다. 소부장 따로, 5G 논의 따로 할 게 아니라 두 영역을 접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5G 플러스 전략을 살펴보니, 너무 방대하고 백화점식 나열에 그치고 있다”며 “기술선점을 유지하고 거점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기영 장관은 5G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또한, 정부의 5G 전략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지능형 반도체·바이오 헬스케어·미래자동차를 집중적으로 살펴보면서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민간기업의 5G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세액공제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현재 통신사 5G 설비 투자 관련 2% 세제지원 제도를 두고 있으나 공제 대상에 과밀억제권역과 공사비가 제외돼 있고 2020년 이후에는 소용이 없다. 정부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존 생산성 향상 및 안전시설에 적용한 1%의 세액공제를 5G 설비 투자의 경우 2%로 확대키로 한 바 있다.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세액공제비율이 연말 종료되면서 늘어나거나 연장될 수 있는데, 사실상 5G망에 투자한 것에 대해서는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며 “내년 세수 부재로 기재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어, 국무회의에서도 강하게 말해야 하고 대통령도 판단해 답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공유지에 기지국을 설치하는 데 6개월이 소요된다”며 “계약관계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지자체, 문화재청, 산림청 이런 곳에서 절차를 간소화하지 않는다면 업계가 아무리 투자를 하려해도 실패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선숙 의원(바른미래당)은 5G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스피커 등과 관련해 보안우려를 제기하고 설계단계부터 보안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G 시대에서는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으로 융합산업이 파생되는 만큼 보안문제는 생명과 안전 이슈에 직결된다. 송희경 의원(자유한국당)도 해킹을 당해 토마토를 자르는 로봇 영상을 보여주면서, 사이버공격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AI 스피커는 연말까지 800만대 예상되며, IoT 기기는 2025년까지 1조개가 연결된다”며 “더 높은 수준의 보안을 실현하면서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계획이 있어야 한다. 설계단계부터 보안을 내재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최 장관은 “IoT, AI 스피커 관련 보안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보안은 점점 더 중요한 만큼 인력양성에 더 신경쓰려고 한다. 기술적인 부분도 살펴보겠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