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지난 9월 무역수지는 9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일본 수출규제 영향은 제한적이다. 생산차질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응을 잘했다. 하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대응을 계속 잘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일본은 지난 3개월 동안 불산액 수출 허가를 1건도 내주지 않았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10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줄었다. 반도체 가격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탓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성윤모)는 ‘2019년 9월 수출입 동향’을 발표했다.
9월 수출은 447억1000만달러다. 전년동월대비 1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387억4000만달러다. 전년동월대비 5.6% 축소했다. 무역수지는 59억7000만달러 흑자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 심화와 일본 수출 규제 등 대외 여건이 악화했다. 미국 중국 독일 경기 침체가 확산했다. 우리나라 등 세계 주요국 수출이 축소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미국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미국은 2.8%에서 2.4%로 중국은 6.2%에서 6.1%로 내렸다. 수출 여건 회복이 불투명하다.
반도체는 여전히 부진하다. 85억1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전년동월대비 31.5% 떨어졌다. 낸드 플래시 가격은 3개월 동안 올랐지만 D램 가격은 전년동기대비 60% 이상 내렸다.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시 및 서버 수요 회복도 메모리 경기를 살리지 못했다. 수출 급감은 2018년 9월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기저효과도 있다.
디스플레이도 고전했다. 18억9000만달러치를 세계에 팔았다. 전년동월대비 17.1% 덜 팔렸다. 중국 업체 도전이 심각하다. 중국 패널 생산 확대로 액정표시장치(LCD) 단가는 내리막이다. 55인치 LCD TV 가격은 작년 9월 157달러에서 올 9월 109달러로 30.6% 내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스마트폰 시장 정체 영향을 받았다. 스마트폰이 안 팔리니 OLED도 안 팔린다.
무선통신기기는 14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13억6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전년동월대비 1.1% 늘었다. 스마트폰 신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가전도 2개월 만에 반등했다. 수출액은 5억8000만달러. 전년동월대비 0.4% 상승했다. TV 경쟁은 심화했지만 해외 소비자 만족도 주요 제품 호평이 뒤를 받쳤다. 컴퓨터는 7억8000만달러 수출에 그쳤다. 전년동월대비 18.4% 하락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세계 PC 시장은 올해 전년대비 2.0% 역성장할 전망이다.
2차 전지는 분위기가 좋다. 2개월 연속 수출을 확대했다. 6억1000만달러를 수출했다. 친환경차와 모바일 기기 수요가 늘었다. 다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갈등은 악재다. 양사는 지난 4월부터 소송을 벌이고 있다. 시장과 인력을 지키려는 LG화학과 사업을 키우려는 SK이노베이션의 입장이 충돌했다. 고객사가 어떻게 바라볼지 관건이다. 경쟁사의 틈새 공략도 변수다. 이 분야 역시 중국이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일본 수출규제는 아직 직접적 영향이 없다. 일본은 지난 7월4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수출허가를 강화했다. 8월28일 우리나라를 수출우대국에서 제외했다. 7월부터 9월까지 3개 수출규제 품목 수입은 1억8000만달러다. 전체 일본 수입 117억1000만달러의 1.6%다. 7~9월 일본 수출과 수입은 각각 4.1%와 8.4% 축소했지만 전체 수출입 흐름과 유사하다.
산업부 성윤모 장관은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 반도체 단가 회복 지연 및 유가 변동성 확대 등 세계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8월보다는 다소 개선됐다”라며 “9월 수출의 단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체 물량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평균 수출과 무역수지가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 활력 회복 조짐도 발견됐다”라고 평가했다.
또 “정부는 수출 분위기 반전을 위해 민관합동 총력 지원에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라며 “단기 수출활력 제고와 병행해 우리 수출의 근본적 경쟁력 강화 및 수출 체질 개선을 위한 수출구조 4대(기업, 시장, 품목, 인프라) 혁신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4분기에도 해외마케팅・무역금융 분야에 7892억원을 집중 투입해 1350개의 수출기업을 총력 지원할 계획”이라며 “향후 디지털 무역・서비스 산업 등 분야별 수출 경쟁력 강화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