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일본은 최종재가 미국, 유럽인 경우 수출규제를 안 할 것이다. 세계 시장에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27일 김병원 NH투자증권 팀장은 이날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9 회원사의 날’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제 무역에서 일본이 쌓은 신뢰는 유지하면서 한국만 불편하도록 만든다는 의미다.
일본은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혜택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글로벌 서플라인 및 자국 기업에 악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다”며 “한국도 이번 조치로 수출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 팀장은 일본이 우리라나만 ‘리 지역’에 설정한 것을 같은 맥락으로 봤다. 그는 “일본은 지역 구분에 한국만이 포함된 리 지역 항목을 신설했다”며 “대부분 품목이 특별일반포괄허가로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한국 수출규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앞서 일본은 포토레지스트(감광액),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에 소재 3종의 수출규제를 단행한 바 있다. 아울러 일본 호야가 60% 이상 점유하는 블랭크마스크 등에 대한 추가 규제가 예상되고 있다. 블랭크마스크는 웨이퍼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의 원재료다.
김 팀장은 “(한국 기업을 제재할 경우) 미국, 유럽 업체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수출규제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알루미늄 파우치와 수소탱크 등의 제재를 통해 이차전지, 수소차 같은 우리의 미래 먹거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컴퓨터수치제어(CNC) 공작기계 관련 피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김 팀장은 “국내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은 주요 핵심부품 중 하나인 CNC의 91.3%를 일본에서 수입한다. 중소기업들이 생산 차질을 입을 것”이라며 “독일 업체로 대체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예정대로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할 계획이다. 이날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을 수출 심사 우대 대상인 ‘그룹A’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오는 28일부터 시행한다”고 언급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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