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RPA(로봇기반프로세스자동화) 프로젝트가 국내 전산업군에 걸쳐 역동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 단순반복적인 업무를 로봇에게 맡기고 직원의 업무효율성을 극대화하기위한 목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성공적인 RPA사례를 찾아보기가 쉽지않습니다. RPA솔루션 자체의 문제, 업무자동화에 대한 요건정의의 미흡, 또 조직내부의 갈등 등 위험요소가 의외로 많기때문입니다.
디지털데일리는 <2019, RPA혁신>을 주제로, 성공적으로 RPA기반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를 발굴, 소개합니다. 첫 순서는 BNK금융그룹 소속의 BNK캐피탈이며, 3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
■ RPA혁신 성공사례 / BNK캐피탈
- ‘업무 디지털화’ 1차 사업, 단순반복 업무시간 대폭 절감
- 직원 업무 효율성 증대, 주52시간 대응 등 예상밖 기대효과
- 올 하반기 RPA 적용업무 확대, 전사 혁신과제로 추진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2019년 전사적 디지털화의 원년을 선포한 BNK캐피탈(대표이사 이두호)은 디지털화를 통하여 직원들이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BNK캐피탈의 렌터카사업부에서는 직원들을 피곤하게 했던 업무 하나가 마치 마술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사실 ‘사라졌다’는 표현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업무가 획기적으로 단순화되고 단축됐다.
렌터카사업부에서는 월 평균 5000건, 1년에 약 6만건 정도 접수되는 ‘과태료 이의신청’ 처리업무를 3명이 수행해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를 활용한 업무디지털화 시범사업을 통해 이 업무를 자동화시키는데 성공했다.
렌터카는 소유주와 사용자가 다르다. 때문에 고객(사용자)의 속도위반, 통행료 미납 등 관공서의 과태료 통지서가 회사로 우선 접수된다. 기존에는 이렇게 접수된 서류를 다시 해당 고객에게 알리고 관공서에 이의신청 내용을 담아 등기로 일일히 발송해야했다.
그러나 지금은 관공서와 전산으로 직접 연결해 위반사실을 온라인으로 조회한 뒤 엑셀 다운로드, 자동입력, SMS를 통한 위반사실 안내, 계약이미지 조회와 연결을 거쳐 온라인으로 이의신청까지 완료하는 프로세스로 바뀌었다.
올해 6월 한 달간, 이를 업무에 적용한 결과는 놀라웠다. BNK캐피탈은 렌터카사업 이의신청 업무를 포함한 6개 사업의 디지털화를 통해 업무별 70%이상 업무시간 절감(월 218시간, 연간 2,617시간)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출력물은 최소 3만1,536부가 감소되고, 등기비용도 연간 2,000만원이상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2단계 사업을 확대하면 업무 프로세스 효율성 확보와 비용절감 효과는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가장 큰 변화는 직원들에게 다가왔다. 그동안 바쁜 시간을 쪼개서 처리해야했던 단순반복업무에서 벗어나 이제는 보다 효율적인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주52시간’ 정책 이행을 위해 애쓰고 있는 BNK캐피탈의 입장에서도 매우 의미있는 성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회사측은 “업무디지털화를 통해 근무환경 개선과 직원들의 워라벨 실현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BNK캐파탈은 D-IT사업본부를 추축으로 지난 5월부터 약 2개월간 ‘업무 프로세스 디지털화’적용방안을 모색하고 1개월간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을 통해 렌터카사업부의 차량 과태료 조회, 이의 신청 외 6종의 업무를 적용했다.
예를 들어 월 평균 120~150건의 차량매각용 법인인감 발급신청 업무를 자동화했다. 차량정비 발생 시 증빙자료 확인업무의 경우 월 평균 600여건 사고접수가 이뤄지는데, 담당자가 이 업무를 처리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자동화했다. 이와 함께 오토금융부의 경우, ‘중고승용 재고금융 품의’ 자동화를 통해 월평균 1100여건의 업무를 자동화했다.
BNK캐피탈의 업무디지털화 사업은 규모가 적게 시작됐다. 확실한 성과를 확인한 후, 그것을 기반으로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3-핸드(Hand)’ RPA 솔루션을 사용해 업무용 PC 2대에 로봇(SW) 2개를 가동하여 7개 시범업무를 빠른 시간내에 구현했다. 회사측은 “현업 부서나 내부 시스템과의 인테페이스는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고, 타 솔루션이나 하드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BNK캐피탈의 업무디지털화 사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프로젝트의 접근 방식이다. IT가 아닌 현업 중심, 업무 중심으로 접근해 빠른 시간 안에 사업을 완수할 수 있었다.
이 사업은 BNK캐피탈의 디지털사업부가 주축이 돼 추진됐다. 회사측에 따르면, RPA적용 대상업무 프로세스를 상세히 분류하고 해당 절차를 현업과 긴밀히 협의했다. 이어 업무절차의 분해, 간소화, 표준화로 업무전반의 프로세스를 재설계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또한 외부자료 열람·수집 및 공통으로 발생하는 업무는 IT센터로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동일 업무 프로세스 중에서도 RPA 적용부분과 IT 대응개발 부문을 구분했다.
물론 BNK캐피탈이 업무디지털화 사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업무자동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예상치 못한 오류를 잡아내는 것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BNK캐피탈의 정호 D-IT 본부장은 “사람이 눈으로 보면서 판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을 로봇이 자동으로 조작됨에 따라 의외로 예기치 않은 오류 요소가 곳곳에 숨어 있어 많은 테스트와 세심한 처리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 본부장은 또한 “시범사업 대부분이 대외기관과 관련되어 별도의 개발환경을 구축 할 수 없어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가동하면서 수정할 수 밖에 없어 안정화에 다소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수작업 병행 등 현업 직원이 다소 혼란을 겪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RPA라는 생소한 기술과 초기 도입에서 발생하기 쉬운 시행착오 최소화를 위해 사전 설계시 보다 개선 요구사항이 추가되는 변경으로 인하여 대응 개발이 다소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다. 특히 ‘범칙금’ 처리를 위해 이용하는 외부기관 자료 일부 코드가 정형화 되어있지 않아 전국의 외부기관 코드 데이터베이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료수집과 등록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BNK캐피탈은 1차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대상업무를 전 부서로 확대 발굴하여, 본사업 규모를 확정할 계획이다. 연내 1단계 확산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업무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번 시범사업에서 현업관계자들과의 충분하게 소통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최종근 디지털사업부장은 “탑다운(Top-Down)방식이 아닌 부서별 자발적인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장은 “현업과 디지털부서는 업무 노하우를 시스템에 반영하는 방법을 찾고, IT부서는 기술을 적용하여 구현 할 때 최대 성과를 낼 수 있으며, 프로세스 개선 없는 RPA만의 적용이 아닌 프로세스의 개선만으로도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전사확대를 통하여 정확도를 높이고 직원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여 임직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구축하길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