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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디지털 금융시대, 역할 중요해지는 AML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7월 1일부터 전자금융업자와 자산 500억원 이상 대부업자들에게 자금세탁방지(AML)의무가 부과된다. 또, 1일부터 18일까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실사단이 방한해 정부와 공공, 민간 금융권의 자금세탁방지 역량에 대한 점검을 받는다.

국내에서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도입하던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준용해야 하는 곳도 1만여 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와 환전업자, 카지노업자 등 기존 대상업체 외에 전자금융업자, 자산 500억원 이상 대부업자 등이 포함된다.
형식적인 도입에 그쳤던 국내 금융사들의 AML 고도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권이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면서 AML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차원에서 해외 금융사 인수 및 지분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글로벌 수준의 AML 역량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 금융이 확대되는 것도 AML 시장의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생활금융, 업무속의 금융을 주창하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올 하반기 구체화되면 다양한 스타트업과 기업들이 금융 시스템 안에 들어오게 된다. 자연스럽게 AML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가트너는 디지털 금융 시장이 커질수록 AML이 중요한 규제준수 영역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디지털 비즈니스 관점에서 돈의 흐름에 대한 감시는 블록체인의 진화와 함께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금융당국 역시 가상화폐거래와 자금세탁방지를 묶어서 중요하게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FATF의 권고 기준 및 주석서의 주요 내용을 반영한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여기에는 가상화폐 거래소가 감독당국의 허가를 받거나 신고, 등록해야 하며 특히 금융회사에 준하는 AML 의무가 부과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금융의 세계화와 디지털 전환이 속도를 내면서 이와 병행해 국제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상황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회계기준(IFRS) 등 유예에 유예를 거듭하며 제도 정착이 미뤄지는 분야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AML과 같은 시스템은 국제 간 신뢰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국내 금융사들은 사기방지시스템(FDS)에 대거 예산을 투입하면서 고도화하고 있다. 이는 FDS를 통해 고객의 신뢰는 물론 불필요한 금액의 지출을 막는다는 정량적인 성과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과는 정확히 연계되지 않지만 AML는 국제 무대에서 한국 금융시장의 신뢰도를 평가받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금융사는 물론 시스템에 연결된 관리 필요성이 있는 기업들의 철저한 준수가 요구된다.

핀테크를 통해 예전보다 더 많은 접점을 갖게 되는 우리나라 디지털 금융시장에 있어서도 규제 준수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신뢰를 잃을 경우 금융시장에서 소외되는 것은 물론 큰 벌금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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