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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시대 차세대시스템 방향④] 금융 차세대를 놓고 나오는 파격적인 주장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금융 차세대시스템 구축 방법론을 놓고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 IT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파격적인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최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수반하는 금융IT 프로젝트에 있어 ‘실패’를 용인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수한 금융 차세대시스템 구축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공식적으로 사업 실패를 시인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과거 우리은행 등이 차세대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다시 원래의 시스템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경우가 없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경우가 내부적으로 유야무야 되는 과정이 반복돼왔다. 속된 말로 몇몇 담당자가 옷을 벗는 것으로 마무리됐고 왜 실패했는지 분석하고 인정하는 문화는 금융권에선 찾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에서의 사업 수행은 ‘실패조차 경험’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애초 목적에 맞는 성취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기존의 자동화시스템, 즉 전통적 IT서비스는 목표와 계획이 동일했던 반면 DT는 목표와 과정이 동일하지 않다”며 “실패할 수도 있다는 패기가 없으면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없다. 실패해도 유효한 경험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얘기는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실패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PTC 라이브웍스 세미나에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정에 있어 시행착오는 동반자와 같다는 데 연사들의 의견이 일치하기도 했다.

동일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에 놓여있는 IT네이티브 기업에서도 이는 보다 강조되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NHN페이코・데이터비즈개발센터 이진수 센터장(NHN에이스 대표)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IT과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제는 기업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프로세스와 정책과 같은 실행 아키텍처가 수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이처럼 실패를 용인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체질 변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이는 탑다운 방식으로 경영진에서 먼저 인식의 변화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금융권을 중심으로 수장 및 조직의 개편이 대부분 마무리된 상황이어서 이러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환에 필수적인 조직 문화 혁신이 보다 수월한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개발자를 텔러업무에 배치한다던지, 코딩업무를 교육한다던지 하는 일련의 방식들의 옳고 그름을 떠나 금융권도 무엇인가 변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차세대시스템 등 대형 IT사업의 가치와 방식에 대해서도 이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시스템 구축 방법론에 있어서도 새로운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중요해진 정보계 시스템에 대한 구축 방법이다. 최근 금융 차세대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로 정보계와 채널계가 떠오르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해야 하는 금융권 입장에서는 견고하고 유연한 데이터 저장과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때문에 정보계시스템 고도화가 사실상의 최근 금융 차세대시스템의 핵심 사항이기도 하다.

한데 최근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정보계’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정보계는 그동안 사일로 형태로 구축된 데이터웨어하우스를 하나의 거대한 데이터웨어하우스, 즉 ‘데이터 레이크(Data Lake)’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있어서 마찬가지로 대형 인프라 투자가 이어져야 하는 정보계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코스콤 관계자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처리를 위해선 새로운 IT기술에 대한 빠른 적용이 필요한데 정보계 역시 1-2년간의 구축 기간을 거치면 옛 기술로 시스템이 운영되는 셈”이라며 “실시간 처리를 위해 정보계 자체를 없애고 클라우드와 SaaS를 활용한 시스템 구축에 대해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에서도 데이터 활용에 대한 각종 규제와 제도가 완화되고 있고 데이터 분석에 있어 비정형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 활용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정보계 활용에 있어서도 유연하고 파격적인 접근에 대한 시도가 이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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