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네이버랩스의 목표는 PC, 모바일 등 인터넷에 머물렀던 네이버를 물리 세계와 연결하는 것이다.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등으로 물리 공간과 가상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운전, 길찾기 등 당연하다고 인식하는 현재가 불편한 과거가 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 모든 공간에 네이버가 닿도록 하겠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
25일 네이버(대표 한성숙)는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네이버랩스’가 도전해 나갈 기술 목표인 미래도시 ‘A-시티’를 소개하는 '제2회 네이버 밋업'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네이버랩스의 석상옥 대표와 백종윤 리더는 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도전해나갈 기술개발 방향을 설명했다.
◆자동산 ‘네이버가 그리는 미래상’=A-시티의 청사진은 기계가 장소, 환경 등 목적에 따라 이동하는 것은 물론 일상 공간에서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자동산(Auto-movetibles) 단계에 도달하는 것이다. 네이버랩스는 도심의 각 공간을 스스로 이동·연결하며 환경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물류 등 인프라 자동화, 물리 공간과 연동되는 기계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취임 후 처음으로 간담회에 나온 석상옥 대표는 “자동차와 자산을 결합한 자동산은 완전한 새로운 연결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엘리베이터의 발명으로 수직 공간이 연결돼 빌딩과 아파트 문화가 생긴 것처럼 자동산이 인간의 삶을 변화할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랩스는 생활 공간을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하기 위해 실내, 인도, 도로 등 도심의 모든 공간을 데이터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집중하는 영역은 기계가 읽을 수 있는(Machine readable) 3D/HD 지도다. A-시티의 핵심인 배달로봇, 자율주행 머신 등의 서비스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선 매핑 센서 고도화가 필수기 때문이다.
◆저비용·고효율 위한 HD매핑 기술력=네이버랩스의 자율주행그룹을 이끄는 백종윤 리더는 “HD맵은 위치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적도로, 자율주행 머신의 가장 중요한 센서”라며 “정밀한 측위를 통해 주요 인지 대상을 예측하는 등 복잡한 도심에서 더욱 효과적으로 경로를 계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랩스는 자체 개발한 모바일 매핑 시스템(MMS) 차량인 R1과 항공사진 데이터를 활용해 지도를 제작하는 '하이브리드 HD매핑 기술'을 개발했다. 가볍고 효율을 높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센서 비용을 절감했다.
우선 항공사진을 다양한 화각으로 찍어 중첩도를 높이고, 로드 데이터를 도시 단위 모델로 복원한다. 여기서 도로에 있는 중앙선, 차선 등의 정보를 추려낸다. 이를 통해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정확한 2D 지도를 구축한다.
이런 2D 정보와 함께 R1을 통해 특정 정보(피처드)를 뽑는다. 이렇게 획득한 데이터는 후처리를 거쳐 불필요한 정보를 거르고 HD맵을 완성한다. 네이버랩스는 이를 카메라, GPS, 휠 인코더(Wheel Encoder), 라이다(LiDAR) 등 센서 정보를 융합해 사용하고 있다. 목표는 10cm 이내의 정밀도다. 끊김 없이 위치를 측정할 수 있는 측위(Localization)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렇게 만든 HD맵도 업데이트가 더뎌지면 무용지물이다. 네이버랩스는 어크로스(Acros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사항을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전달하고, 이를 자율주행차 등 기기에 바로 전달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이버랩스는 저가의 장비를 여러 대 사용해 도로정보를 신속하게 반영하는 크라우드 소스 매핑(crowd-source mapping) 기술을 활용한다. 저렴한 카메라 센서를 기반으로 신호등, 표지판 등을 인식해 위치를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했다. 5G를 통해 실시간으로 도로정보를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고도화해나가고 있다.
◆실내지도·증강현실(AR) 결합으로 전에 없던 서비스 탄생=이날 석 대표는 3차원 실내지도 제작로봇 M1X를 활용해 만든 3D지도를 공개했다. M1X은 인천공항, 네이버 본사 등을 정밀지도화하는 데 성공했다. 복잡하기로 유명한 코엑스몰을 스캔하는 데 걸린 시간은 3시간, 이를 지도로 프로세싱하는 데 24시간이 걸렸다.
네이버랩스는 실내를 돌아다니는 AI로봇이 상호나 인테리어 등 실내 상점의 변화를 인식하는 ‘지도 자체 업데이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도로 매핑 기술을 실내에 접목한 것이다.
석 대표는 “A-시티에 집중하는 이유는 도시 공간이 인구와 산업의 밀집으로 도로부터 실내까지 모든 공간이 연속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며 “즉 실내 데이터가 없이는 유기적인 도시 서비스를 완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이버랩스는 사진 한 장으로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비주얼 로컬라이제이션(VL) 기술도 발표했다. 이미지를 찍으면 적합도 참조 이미지(레퍼런스)를 통해 중간에 사람이 지나가거나 인테리어가 바뀌어도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AR 기술을 접목해 특정 물체를 인식해 안내를 띄우는 동영상도 공개했다.
석 대표는 “이동 화살표를 통한 길찾기는 물론 광고판, 공간 설명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한 코엑스 실내 길찾기 프로그램은 복잡한 환경에서도 위치를 정확하게 안내했으며 1년이 지난 뒤에서 성능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