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관련 업계는 반등하기 위해 탈출구를 모색하는 상황이다.
최근 대만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지타임스는 “낸드플래시 가격은 이미 생산원가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여전히 수요가 부진해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전망과 달리 하반기까지 업황 악화가 이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에 집중하는 곳의 타격이 큰 모양새다. 지난 17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의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메모리 등은 매출이 대폭 하락했다. 이들 기업은 메모리반도체를 주력하는 회사다. 반면 시스템반도체가 메인인 인텔, 브로드컴, 퀄컴, 인피니언 등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이에 주요 메모리반도체 업체는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앞서 마이크론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5%씩 줄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SK하아닉스 역시 감산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양사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감산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었다. 예상보다 업황 회복이 지지부진하자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메모리 제조사는 협력을 통해 시장 침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 푸동에서 ‘2019 세계반도체연맹(GSA) 메모리플러스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한·중·미 주요 기업들은 메모리 시장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 17일에는 도시바메모리와 웨스턴디지털이 손을 잡았다. 3차원(3D) 낸드플래시 생산 설비를 공동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양사의 최고경영자(CEO)는 “협력을 통해 상호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업황 악화에도 투자를 늘리는 기업도 있었다. 최근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64단 3D 낸드플래시 양산 계획을 발표, 투자 의지를 드러냈다. 메모리반도체 리딩 기업인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2030년 시스템반도체 분야 1위’라는 목표를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133조원에 달한다. 수익 다각화를 통해 반도체 시장 선두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자세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부진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업체들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경쟁사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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