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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일로 배달시장의 그림자 …라이더 임금 제자리걸음


- 배달 시장규모 1년새 5조원 증가…라이더 임금 변동 없어
- 라이더유니온 “배달비 올리고, 안전운전 문화 만들어야”
- 배달업계 “업체·소비자 배달비 민감해 큰폭 인상 어려워”


[디지털데일리 이중한기자] 배달음식 시장이 가파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 규모는 20조원으로 전년대비 33% 증가했다. 기존에 배달하지 않던 음식점들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경우가 늘면서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있다.

바로고, 부릉 등 배달대행 앱을 통해 전화보다 간편하게 배달대행 라이더(배달원)를 부를 수 있게 됐다. 2018년 대행업체가 수행한 배달 건수는 약 3000만건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7년 2000만건에서 50% 증가한 규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 성장에 비해 라이더 임금 인상이 더디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지역이나 업체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배달 수익은 건당 평균 3000원 정도다.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경쟁이 심한 지역에서는 단가를 낮춘 경우도 있다. 다른 업체가 단가를 더 낮게 부르면 음식점이 업체를 바꾼다는 이유다.

배달업계 종사자 단체 라이더유니온은 5월 1일 정식 노동조합으로 출범하며 이륜차 행진을 진행한다. 행진 중간중간 삼성화재나 고용노동부, 근로복지공단 등 앞에서 집회를 연다. 현재 40명 이상이 모였다.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준비위원장은 “업체들이 서비스 경쟁보다는 가격 경쟁에 치중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인건비 후려치기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라이더에게 돌아가는 금액을 건당 4000원으로 올려야 한다. 시간당 2만원 정도의 수익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대신 한 번에 배달하는 주문을 3, 4건 정도로 제한하는 등 안전과 관련한 제재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낮은 배달비로 인해 무리한 운전이 불가피해 배달비를 높이고 건수를 제한하자는 뜻이다. 라이더는 대부분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사고 시 300~600만원의 지출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난폭운전, 곡예운전을 이어나가게 된다. ‘사고가 나서 힘들든 소득이 없어 힘들든 결국 삶이 위험한 건 똑같다’는 것.

지난해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배달 음식 이용 경험이 있는 15~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배달료를 내면서까지 배달 음식을 먹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80.9%는 ‘배달료가 없는 업체를 먼저 고려할 것’이라고 답했다.

배달시장 성장에는 배달비가 무료라는 점이 한몫했다. 그로 인해 배달 서비스는 내지 않아도 될 비용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이전에도 음식점 매장 식사와 배달음식 가격이 다른 경우가 흔했지만 최저시급 인상, 물가 상승으로 배달비가 수면에 올라온 뒤 반발이 심했던 이유다.

배달대행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배달비를 올리고 라이더 수입이 늘어나면 유입되는 사람도 증가할 거라 기대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큰 폭으로 올리기는 어렵다. 배달비 인상은 그대로 소비자에게 부담된다. 업체에서는 100원이라도 깎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한 번 배달할 때 2~4건으로 제한하지만 시간급을 제공한다. 배달대행 플랫폼 우버이츠는 최대 2건으로 제한하지만 5000~6000원의 배달료를 지급한다. 박 준비위원장은 “배달비 인상에는 사회적 타협이 필요하다. 배달 이용자, 음식점, 플랫폼 사, 배달대행 업체, 라이더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합의를 위한 소통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중한 기자>leej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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