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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현금 미리 충전하면 연 5% 수익률 혜택 …‘로켓머니’ 파격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현재 시중 주요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2% 수준이다. 그런데 쿠팡에 현금을 맡기면 연 5%나 되는 수익이 발생한다.

물론 현금은 아니고 쿠팡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쿠팡캐시’로 지급된다. 최대 200만원까지 맡기면 연간 10만원 상당의 수익이 추가로 생기는 셈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대표 김범석)이 ‘로켓머니’ 이용자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테스트를 끝내고 지난주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모션 배너를 띄우는 등 가입자 모집에 나섰다.

로켓머니는 현금을 쿠팡에 미리 충전해두고 쓰는 예치금 형태의 결제 수단이다. 최대한도 200만원을 계속 보관하면 매달 약 8300원(200만원*0.05*30/365) 쿠팡캐시가 적립된다. 또 로켓머니로 물건을 살 때마다 2%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현금 예치금 제도는 이커머스 업체 입장에서 득이 많다. 이후 결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신용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사에 수수료를 줄 필요도 없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이커머스 업체가 예치금을 맡기거나 선결제 이용자에게 혜택을 준다. 예컨대, 위메프는 10만원 이상 충전(신용카드만 가능) 시 1% 보너스 포인트를 준다. 11번가는 SK플래닛 ‘OK캐쉬백’을 페이코로 충전하면 3%를 캐시백으로 돌려준다. 이베이코리아 ‘스마일클럽’ 가입비 3만원을 내면 3만5000원을 스마일캐시로 지급한다.

반면 예치금은 이용자 입장에서는 혜택을 고려해도 내키지 않는 제도다. 우선 돈이 묶인다. 환급 신청을 하면 출금까지 최소 익일에서 최고 10일까지 걸린다. 환급수수료를 5% 떼는 곳도 있다.

쿠팡 로켓머니의 경우 환급 수수료가 없고 소액도 즉각 100% 인출이 가능하다. 다른 예치금 제도와 가장 큰 차별점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돈이 묶일 염려가 없고 인출 시에도 손해가 없다. 은행에 넣을 돈을 쿠팡에 넣어두고 연 5% 쿠팡캐시만 받아도 이득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예치금 락인(Lock in) 효과를 다소 포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쿠팡의 로켓머니 혜택 도입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업체 입장에서 들이는 품과 리스크에 비해 얻는 이득이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의 해석 중 하나는 로켓머니가 쿠팡의 자금조달 루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해당 프로모션이 쿠팡의 2조원 투자자금 유치 이전에 설계된 것이라면 자금 확보 차원도 있었을 것, 시중 금융권 이자보다 5% 혜택 지급이 부담이 적을 수 있다”며 “다만 지난해처럼 쿠팡의 누적적자가 부각될 시점에는 오히려 기업 이미지와 신용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었을 것, 따라서 투자 유치가 이뤄진 이후에 본격적으로 프로모션을 펴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쿠팡의 기업 규모를 고려할 때, 로켓머니로 확보하는 현금이 유의미한 수준이냐는 반론은 있다. 회원 1만명이 200만원씩 맡긴다고 해도 200억원에 불과하다.

단순한 이용자 혜택 강화로 보는 의견도 있다. 쿠팡은 이미 적자를 감수하는 방식으로 로켓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역시 무료 체험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다. 로켓머니 역시 김범석 대표가 강조하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진짜유통연구소 박성의 대표는 “고객이 쿠팡에 200만원 현금을 넣어놨다면, 210만원까지 쓸 수 있는 여력이 생긴 셈”이라며“어차피 공돈처럼 10만원이 생겼으니, 고가의 상품도 이왕이면 쿠팡에서 사도록 유도하는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타사 쇼핑몰에 갈 만한 동력이나 의지가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쿠팡의 공식적인 입장도 이와 비슷하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드리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제도로 토스의 ‘머니백’ 시스템이 있다. 별도 계좌 개설 없이 ‘토스머니’를 채워두기만 하면 연 10%에 해당하는 토스머니를 지급한다.

이는 사실상 현금성 프로모션이므로 이자소득세 혹은 예금자보호 논란이 있다. 토스 측은 금융상품이 아닌 한시적 프로모션이라 오는 3월까지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3월31일 이후 토스머니 대신 다른 방식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쿠팡 역시 현금이 아닌 포인트로 준다는 측면에서 법적 문제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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