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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LGU+, 합산규제 ‘중립’…방통위원장, 시장점유율 폐지 무게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유료방송업계가 촉각을 다투며 합산규제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립적 위치를 유지하겠다는 의사표시지만, 사실상 양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시장 경쟁에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21일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방송통신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합산규제 찬성 측은 KT 위성방송에 대한 (시장점유율) 배분을 위해 (합산규제 도입이) 낫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 (합산규제 도입을) 하지 말자고 해도 실질적으로 시장 기능은 작동할 것”이라며 “내일 일어나는 일은 정책을 만드는 쪽에서 두 가지 입장이 있는 것으로, 저는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2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를 실시한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 합산 시장점유율이 33.33%를 차지할 수 없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6월 합산규제 3년 효력은 일몰됐다. 하지만,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에 대한 시장점유율 규제는 남아있다. 유일하게 빠져 있는 곳은 위성방송으로, KT스카이라이프다.

이에 유료방송업계는 KT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해 시장점유율 규제를 다시 정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통신사는 유료방송사업자와 인수합병(M&A) 물밑 협상 중이다. 이 때문에 합산규제가 부활할 경우 KT는 직격탄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T와 KT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은 30.86%며, 딜라이브를 인수하게 되면 37.31%로 올라간다. 점유율 상한을 초과하게 된다.

반면, LG유플러스는 11.41%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에 CJ헬로비전을 인수해도 24.43%에 불과하다. SK브로드밴드 점유율은 13.97%다. 합산규제가 기존 상한 기준대로 다시 살아나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T보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박 대표는 “한국은 케이블TV가 인터넷TV(IPTV)에 졌고, 미국은 IPTV가 케이블에 졌다”며 “이런 부분에 있어 이제 시장에서는 (M&A 등 다양한 변화가) 작동돼야 한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합산규제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에 당장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추후 유료방송 인수합병을 고려했을 때 시장자율에 맡기는 편이 낫다는 간접적 표현으로 해석된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도 합산규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하 대표는 “입법 사항이라 제가 직접 언급할 사항은 아닌 것 같지만, 유료방송시장 재편이 이뤄지고 업계 간 경쟁이 유발될 수 있도록 입법부에서 많은 의견을 청취해 방향을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규제 완화를 통한 M&A 활성화 측면에 무게 추를 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합산규제 일몰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과거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합병 불허를 결정한 공정거래위원회조차 향후 기업 결합 심사를 전향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시장점유율 폐지 쪽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했다. 현재 시장 변화 흐름과 맞지 않는 규제라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국회에서 합산규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장도 말했듯 세계적 추세로 봤을 때 (점유율 제한 폐지를)허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전했다. 시장점유율 폐지에 대해서는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앞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합산규제 일몰에 대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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