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누구나 주주로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K콘텐츠 플랫폼을 만들겠다. 함께 폭발적 성장을 만들어 글로벌로 나가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통합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SK텔레콤과 지상파3사는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미디어 사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토종 사업자 간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3사가 공동 출자해 푹 서비스를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통합 옥수수‧푹 플랫폼은 개방형으로 이뤄진다. 지상파3사 콘텐츠뿐 아니라 CJ, JTBC, 기획사까지 모두에게 열려있는 플랫폼으로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자본을 가진 기획사라도 주주로 참여할 수 있다.
박 사장은 “우리는 폐쇄형 시스템이 아닌 개방형을 지향한다. (CJ, JTBC)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기획사도 소자본을 통해 주주로 참여할 수 있다”며 “음악, 드라마, 영화, 시사 등 K콘텐츠 플랫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사장은 이러한 개방형 통합 플랫폼을 구축했을 때, 자본유치에도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통합 플랫폼 구축 소식에 싱가폴텔레콤과 후크(HOOQ) 등이 자본유치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시장 진출 활로를 꾀할 수 있다. 통합 법인 설립은 6월경으로, 본계약은 4월경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투자유치 금액은 2000억원 정도로 예상하며, 이 금액은 각 콘텐츠 제작에 힘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싱가폴텔레콤 등에서 기다리고 있으며, 6월경 해외시장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MOU 이후 본 계약은 몇 달 내 완료될 예정으로 큰 난항이 없다”며 “K콘텐츠가 잘 형성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박 사장은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위협받는 미디어 생태계를 우려하며 콘텐츠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박 사장은 “영국은 토종 OTT 연합 없이 넷플릭스에 개방했다가 80% 이상 점유율을 뺏기며 1년만에 방송 플랫폼이 모두 죽었다”며 “한국 국민은 반도체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역량도 강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제대로 된 플랫폼으로 산업화되느냐는 다른 문제로, 푹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봤다. 이제는 함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또 “지상파는 콘텐츠 제작에 장점이 있고, SK텔레콤은 마케팅, 플랫폼에 대한 기술, 자본에 대한 강점이 있기 때문에 융합하면 시너지가 난다”고 말을 보탰다.
한편, 박 사장은 유료방송 인수와 관련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이 이번 통합법인 설립으로 유료방송 인수보다는 OTT에 주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박 사장은 “유료방송 인수와 OTT 통합법인은 별개 이야기”라며 “유료방송이 힘들기 때문에 시장에서 재편을 원하고 있는데, SK텔레콤도 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