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게임업체에서 내년 3월께로 예상하던 중국 내 게임 판호(유통허가) 발급 재개가 이달부터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1일 개최된 중국게임산업협회 행사에서 중국중앙선전부 출판국 부국장이 일부 게임에 대한 판호 심사가 완료돼 발급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 게임은 작년 3월께부터, 중국 게임은 올해 8월부터 판호 발급이 중단된 바 있다.
앞서 업계 내 중국통으로 유명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스타2018 미디어 인터뷰에서 “판호 발급이 내년 3월쯤 재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장 대표가 보수적으로 일정 전망을 밝힌 것이다.
회사에 따르면 중국 소식통이 12월 중 판호 발급을 재개할 것으로 소식을 전했으나 당시 업계나 학계에서도 여전히 연내 판호 발급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강했고 발언의 파급력을 감안해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단 전망이 어찌 됐든 판호 발급은 재개된 상황이다. 우선 중국 내 지식재산(IP) 제휴협력 사업을 벌이는 위메이드와 웹젠 등과 중국 진출을 눈앞에 뒀다가 발목이 묶인 넷마블 등 대형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판호 발급 신청이 누적돼 예전 게임들부터 우선순위로 심사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게임 판호 발급 재개가 청신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조심스런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2년여 가까이 한국 게임의 판호 발급이 중지된 사이에 중국 게임들의 시장 경쟁력이 크게 올라간 까닭이다.
지난해 초 넷마블이 텐센트를 통해 간판 모바일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의 중국 진출을 추진하다 판호 발급 중단으로 좌절된 바 있다. 당시 리니지2 레볼루션은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게임으로 평가받으며 중국 내 성공 기대감이 상당했다.
그러나 지금은 당시와 시장 상황이 다르다. 물론 지금 기준으로도 리니지2 레볼루션은 잘 만든 게임인 것은 분명하나 2년여 전 예상만큼 중국 내에서 성공할지는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로 넘어오는 중국산 게임들은 현지에서 크게 성공한 게임들도 있지만 시장 조사 겸 실험적 차원에서 출시된 게임들도 상당수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중국산 게임들의 크고 작은 흥행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산 게임의 시장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감안하면 중국 내 인지도를 확보한 IP를 가지고 있거나 고도의 개발력을 갖춘 대형 업체가 아니라면 중국 진출이 이뤄지더라도 쉽지 않는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할 수 있다.
앞으로 판호 발급의 문을 활짝 열려 중국 내 시장 진출이 수월해진다면 한중 게임 간 진검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 게임의 경쟁력 검증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