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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개개인을 위한” 싱가포르가 AI를 활용하는 방법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머신러닝을 통해 일자리 연결을 높이고, 주요 발병 질환을 미리 예측해 대응한다. 빠른 응대를 위한 가상비서로 민원 수를 줄이고, 예기치 못한 사고에도 조속한 대처로 사람을 살린다. 이는 기업에서 발표한 인공지능(AI) 사례가 아니다. 실제 싱가포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공분야 AI 사업이다.

29일 싱가포르 정부 최고디지털기술책임자 챈처우호 차관보<사진>는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4차산업혁명위원회 주최로 열린 ‘2018 인공지능(AI) 국제 컨퍼런스’를 통해 공공분야를 위한 AI에 대해 소개했다.

이날 챈처우호 차관보는 “공공분야는 효율적인 프로세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동일한 일을 반복하는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한 관료주의에서 AI를 수용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라며 “공공서비스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공통 서비스지만, 이제는 개인화된 접근을 원하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AI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공공분야에서 변화를 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AI를 통해 국민 개개인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전향적인 시각 전환을 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괄적인 방안보다 개인화·맞춤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간다.

챈처우호 차관보는 “탄생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살아가면서 공공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부처 및 정부와 접촉해야 하는 시기들이 있다”며 “국민이 어떤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깨닫기 전에 먼저 맞춤화·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챈처우호 차관보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노인 건강 상태를 체크한 경험을 예로 들었다. 정부가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항상 착용하도록 요구한다고 하자. 모든 사람이 이를 지키기는 힘들다. 일부는 집에 도착하는 순간 기기를 풀어버린다. 충전도 잘 하지 않는 경우도 태반이다. 이렇게 되면, 제대로 된 효과를 보기 어렵다. 차라리 개인이 움직이는 특성 시간대 행동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집안에 부착하는 편이 낫다.

질병도 마찬가지다. 주요 위험 질병에 대해 경고하고 정기검진만 요구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사전에 개입해 조치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최대한 조기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정부는 대학과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를 내년에 내놓을 예정이다. 국민 안전뿐 아니라 정부 공중보건비용 지출까지 절감할 수 있다.

취업성공률 향상을 위한 머신러닝도 개발했다. 벌써 서비스 출시 1년6개월째다. 구직자가 실무 경력과 자격증 등을 플랫폼에 게시하면 가장 부합하는 곳에 연결에 일자리를 매칭하는 방식이다. 또한, 싱가포르 공공기관은 중속기업과 개발한 가상비서를 통해 지난해 300만 통화를 처리했다. 성공적 응답비율은 92%에 달한다. 콜센터에서 처리해야 하는 민원 20%를 줄였다. 공공수영장은 적외선 카메라 등을 장착해 이상상황 발생 때 응급요원에게 즉시 알린다.

챈처우호 차관보는 “물론 머신러닝을 도입했지만 대단한 첨단기술을 개발해 생명을 구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기술을 활용하고 좀 더 빨리 정보를 전달해 원활한 조치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이라며 “판에 박힌 서비스가 아니라 그 순간, 해당 개인에게 당장 필요한 맞춤화된 서비스가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AI는 정부 입장에서 매우 새롭고 굉장한 사고 변화를 요구하는데,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과거 시스템부터 벗어나야 한다”며 “당면한 문제를 AI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하고, 글로벌 기업 및 파트너들과 생태계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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