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홍하나기자] 얼마 전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서버 장애로 국내 주요 사이트가 한때 먹통이 됐다. 이로 인해 AWS를 사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과 사용자들의 피해가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아마존의 위력이 입증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국내에서 클라우드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미 국내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막강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해, 우리 기업들의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대영 SAP코리아 부문장은 지난 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8그랜드클라우드 컨퍼런스에서 “클라우드 서비스형 인프라(IaaS) 시장은 이미 한쪽으로 기울어졌으나, 상대적으로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시장은 열려있다”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글로벌하게 접근하면 국내서도 좋은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얼마 전 SAP가 미국 소프트웨어(SW)기업 퀄트릭스를 80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정 부문장은 “퀄트릭스의 창업자 겸 CEO인 라이언 스미스는 한국에서 영어강사를 하며 아이디어를 얻고, 클라우드를 활용한 리서치 소프트웨어 기업을 만들었다”고 사례를 들었다.
국내에서도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1조5000억원 규모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증가한 1조9000억원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기업 수도 지난해 700곳에서 올해 800곳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기업이 차지하고 있어 국내 기업의 진입이 어렵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제품 및 서비스 활용률은 지난해 기준으로 국산이 36%, 외산이 64%의 비율로 나타났다. 올해는 외산의 비율이 7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경에는 외산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 성능 및 품질력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은 수십년간의 기술력을 내세우면서 국내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이에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도 외산 대비 낮은 가격, 소비자서비스(CS)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높게 쌓아올린 장벽을 넘기가 어렵다.
정 부문장은 “플랫폼을 잘 선택하면 쉽게 나갈 수 있는 방향이 있다”면서 “새로운 고객을 찾거나 다른 클라우드 솔루션과 연결해 콤비네이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가 기존 산업과 융합이 되는 시점으로, 시기적인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정균 원투씨엠 대표는 “현재 여러 산업 간의 융합이 일어나고 비즈니스 형태가 바뀌는 시기”라면서 “기술과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나 관찰이 결합되면 좋은 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이미 기존에 글로벌 기업들이 차지하지 않은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다가올 클라우드 이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서비스로, 질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것. 송세경 퓨처로봇 대표는 “여기서 말하는 '질'이라는 것은 정형화된 데이터가 아닌 노이즈가 섞인 실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놓친 것을 하기보다 다가올 것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그것을 통해 기회를 가져가야 한다"고 밝혔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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