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글로벌 IT 공룡기업으로 불리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을 향한 국회의 분노가 국내 이동통신사 간 망사용료로 번지고 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국정감사를 통해 사법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구글·페이스북 등이 KT와 체결한 망사용료 계약 내용을 조사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와 협의를 통해 계획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유튜브·페이스북이 국내에서 상당한 매출을 거둬들이지만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이들 기업은 국가별 매출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경우, 3조~5조원의 매출을 국내에서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과방위 여야 의원들은 국내 매출과 순이익 등에 대해 질문을 수차례 던졌지만, 구글과 페이스북은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이들 글로벌 IT기업들은 대량의 트래픽을 발생하면서도 국내 이동통신망을 거의 공짜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황창규 KT 대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참석해 페이스북과는 망사용료 협상을 통해 대가를 받고 있으나, 구글과의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는 “페이스북과는 지난 7월에 계약해 망사용료를 받고 있다”며 “구글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방통위 국정감사를 통해 해당 문제를 다시 제기하며 “망사용료 문제는 심가하며, 이를 손 놓고 있는 동안 유튜브 등에 날개를 달아줬다”며 “구글, 유튜브는 트래픽 비용을 내지 않고 국내 통신망을 이용하면서 광고시장을 독식하려고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황창규 KT 대표는 비밀유지계약에 준하는 공개할 수 없는 계약서를 썼다고 했는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계약내용을 찾아야 한다”며 “방통위는 공정위와 조속한 시일 내 협의하고 계획을 가져오라고”고 촉구했다.
다만, 국회의 요구로 정부가 망사용료 대가확인을 위해 민간기업 간 비밀유지계약을 조사할 경우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논란의 소지도 있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방통위가 2년간 구글의 불법적인 위치정보수집 문제를 조사해온 것에 대해 사법당국과의 협조 아래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박 의원은 “위치정보 수집하고 있냐는 질문에 지난 10일 구글 측은 끝까지 답변을 회피했다”며 “구글이 위치정보를 어떻게 수집해 쓰고 있는지 우리만 모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구글의 무법지대를 막고, 디지털 주권 회복하면서서 공정성과 투명성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지금 해야 하는 일인 만큼 다른 부처와 함께 조사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노웅래 과방위원장도 방통위를 향해 과세당국에서 신고 받은 구글과 페이스북에 대한 매출, 순이익 등에 대해 조사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구글·페이스북에 대한)규제 실행력에 문제가 있고, 이는 전세계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안”이라며 “전세계 추세에 맞춰 공조할 것이며, 수익이 있는 곳에 세금·조세도 있는 만큼 관철시킬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