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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세대'가 바꾼 공연 풍경…다이아페스티벌2018 가보니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강원도 원주에서 ‘대도서관’ 보러 왔어요~” 무대에 오른 어린이가 신나 외쳤다. 유명 크리에이터(1인 창작자) 대도서관이 게임 대결을 펼칠 지원자를 받자 청중 수백명이 손을 번쩍 들었다. 반대편 무대에서는 ‘유라야놀자’ 키즈 크리에이터 유라가 부모님과 아이 대여섯 팀을 무대로 초대해 게임을 진행했다. 유라가 신호를 주자 아이들이 어른 팔에 폴짝 매달린다. “아버님, 아이 안고 버티시면 반칙이에요~ 팔 쭉 펴세요!”

콘텐츠를 직접 제작하고 자유롭게 소통하는 'C(Contents)세대'의 공연 문화, 다이아페스티벌의 모습이다.


지난 18일 CJ ENM이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크리에이터 축제 ‘다이아페스티벌2018’이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경기장에서 개막했다. 18~1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온라인 예약 사이트를 통해 사전 판매된 티켓 약 2만2000장은 진작 완판됐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티켓을 구입하고 싶다는 글 수십 건이 잇달아 올라왔다.

행사 당일 오전 7시부터 현장구매 인파가 구름처럼 몰렸다. 고척돔 외벽 절반을 빙 둘러싼 대기열은 정오가 지나도 계속 늘어나기만 했다.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인기다. 올해 축제에 참여한 크리에이터는 약 100팀 정도. ‘대도서관’ ‘윰댕’ ‘보겸’ ‘벤쯔’ ‘허팝’ 등 연예인 급 인지도를 가진 스타 크리에이터가 총출동했다.

CJ ENM 관계자는 “핵심 소비자인 청소년층의 현장 구매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5만명에 조금 못 미치는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개막한 1회 행사에는 약 3만명, 2회 행사에는 4만명이 다녀갔다. 관람객 숫자는 매년 20% 정도씩 늘어나는 추세다. 이날도 고척돔 경기장 전체가 발 디딜 틈 없이 관람객으로 가득 찼다.


올해 행사는 메인 무대 없이 4개의 섹터로 나눠져 진행된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 동선을 최소화해 행사장 혼잡도를 줄이기 위한 구성이다. 각각 게임, 뷰티, 퍼포먼스, 키즈&푸드로 나눠 타깃 성별과 연령대에 맞게 무대를 배치했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라면 이동 없이 ‘다이아 파크’ 한 곳에서 키즈 유튜버 ‘헤이지니’ ‘라임튜브’ 등의 무대를 즐길 수 있다.

경기도 의정부에서 아이를 데리고 참석한 한석원(40) 씨는 “유튜버는 잘 모르지만 아이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온 가족이 방문하게 됐다”며 “더운 날씨에 시원한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축제라 좋다”고 말했다. 경기장 외부 테이블 관람석에는 치킨과 맥주 등 간식거리를 즐기거나, 아이가 행사장에서 열심히 뛰어노는 동안 낮잠을 청하는 중년 남성들의 모습도 관측됐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 단위 관람객 비중도 부쩍 늘었다. 더 이상 유튜브 콘텐츠 시청이 10대, 일부 마니아층의 취미가 아니게 된 까닭이다. 공연과 퍼포먼스가 주를 이룬 ‘다이아 스테이지’ 섹터에서는 피아노 연주, 밴드, 댄스 등 비교적 대중적인 크리에이터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원밀리언 댄스스튜디오’ 채널의 경우 구독자 숫자가 1000만명을 넘는다. 남한인구 1/5 규모 팬덤이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한다는 의미다.

팬과 크리에이터의 접점을 늘린 것도 올해 축제 특징이다. 행사장에 팬미팅을 위한 마련한 ‘하이터치 존’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크리에이터와 팬들이 직접 만나 싸인을 받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선착순 인원이 너무 빨리 찬다’며 기회를 놓친 팬들의 아쉬움도 컸다.

팬미팅은 행사장 필드 곳곳에서 이어졌다. 조커, 트랜스포머 등 캐릭터 의상을 입은 크리에이터들이 관람객 눈길을 끌기도 했다. 셀카봉과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생중계하는 크리에이터도 곳곳에 보였다.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콘텐츠를 주로 제작하는 중학생 크리에이터 ‘김쇼타’는 불볕더위에도 군용 위장복 ‘길리슈트’를 입고 등장하는 열의를 보였다. 같이 사진을 찍자는 어린이들의 요청이 쇄도했다.

김쇼타 크리에이터는 이번 다이아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부산에서 올라왔다. 그는 “복장이 무척 덥지만 팬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어 즐겁다”며 “좋은 추억을 만들었고, 다른 크리에이터들과도 교류할 수 있는 만남의 장”라고 축제 후기를 전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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