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물류 BPO' 성장세 한풀 꺽인 삼성SDS, 신사업으로 갈증 해소될까
디지털데일리
발행일 2018-08-19 10:51:47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삼성SDS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블록체인 사업분야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업이 물류 BPO 사업 등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삼성SDS는 지난달 27일 관세청과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진행하는 ‘블록체인 기반의 수출통관 물류서비스 시범사업’에 단독으로 응찰해 수의계약 절차에 들어갔다.
앞서 삼성SDS는 은행연합회와 블록체인 기반의 공동 인증 시스템 구축을 수주, 은행 공동 인증서비스 ‘뱅크사인’ 서비스를 오는 27일 앞두고 있으며 생명보험협회 또한 삼성SDS를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른바 국내에서 진행되는 굵직한 블록체인 사업에 매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사업은 아직 100억원 미만에서 사업 수가가 결정되고 있어 매출액면에선 큰 도움이 되진 못하다.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려는 방향성은 바람직하지만 새로운 캐시카우로 보기에는 아직도 아직도 크게 미흡한 실적이다.
하지만 기업용 블록체인 시장의 성장세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이른바 시장 선점 효과를 위해선 초기 시장 장악이 중요하다. 특히 삼성SDS처럼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렛저’를 가지고 있는 경우 최근 기업 시장을 중심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리버스 ICO(가상화폐공개)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리버스 ICO는 기존 시스템을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백서를 통해 구상하고 있는 사업에 대한 평가와 가치를 가상화폐로 받게 되는 ICO와 달리 리버스 ICO는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변환시킨다.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확보한 상태에서 블록체인 적용을 통해 가상화폐 등을 발행한다는 점에서 사업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
다만 리버스 ICO를 위해선 메인넷, 즉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과 이로 인한 코인 생성 등이 가능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현재 수많은 블록체인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메인넷을 오픈해 기술과 서비스를 검증받은 곳은 한정돼있다.
그런 면에서 국내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의 블록체인 플랫폼 확보는 속도 면에서 빠르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테스트하고 상용화하기 유리한 조건도 가지고 있다. 또 향후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시장은 소수의 플레이어가 장악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른바 메인넷이 군웅할거하다가 서로 통합 과정을 거쳐 소수의 메인넷만 살아남게 될 것이란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삼성SDS는 블록체인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제조·물류·금융 분야 기업간 거래를 혁신하는 블록체인 사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SDS는 자사의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국내 최초로 금융·제조·공공 분야에 실제 적용한 경험과 EY의 블록체인 컨설팅 역량을 결합해 기업 핵심운영 시스템까지 블록체인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삼성SDS로선 블록체인과 같이 신기술 분야에서 기술을 선점하고 시장을 창출해나가는 것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삼성SDS는 최근 올 2분기 매출액 2조 4722억원, 영업이익 2377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1%, 27.9% 증가했다. 하지만 물류 BPO 사업의 경우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2분기 물류 BPO사업 경우, 매출이 1조558억원, 영업이익은 10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0.9%, 58.3% 감소했다.
물류 BPO 사업의 성장률이 저조했던 이유는 삼성전자의 부진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2분기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 매출액은 24조원 영업이익 2조67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17.0%와 34.2% 줄었다. 전반적으로 반도체 부분이 성장한 반면 모바일과 소비자 가전 등에서 약세를 보였다.
물류BPO 사업 입장에서 반도체 활황이 삼성SDS에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의 경우 대규모 구매처가 고정적이기 때문에 물동량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소비자 가전 등 거래처가 다수인 곳에서 물류 수익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삼성SDS의 사업은 현재 IT사업부문과 물류BPO 사업의 두 축으로 운영된다. 두 가지 사업 모두 삼성그룹 매출에 비례하는 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물류가 삼성그룹내 물량에 대부분 의존한다는 점에서 스마트팩토리, 인공지능(AI)·분석(Analytics), 클라우드, 솔루션 등 4개 IT전략사업의 대외 확산이 중요한 때다.
물류BPO 사업에서는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업종으로 신규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대형 강자들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SDS가 솔루션, 플랫폼 분야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