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내년부터 연매출 5억원 이하 온라인 쇼핑몰에 신용카드 우대수수료가 적용되지만, 지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을 제외한 소셜커머스, 종합몰은 대상에서 빠져 정책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소셜커머스와 종합몰이 전체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약 64%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이들을 제외한 오픈마켓에 입점한 영세 중소 판매자에게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키로 했다. 정책이 시행되면 오픈마켓에 입점한 연매출 3억원 미만 영세 사업자는 0.8%, 3억원~ 5억원 구간 매출 사업자는 1.3%의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된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온라인 상거래액은 65조원으로 전체 소매거래의 17%를 차지한다. 전자상거래 사업체 80%는 종사자 규모 4인 이하 소상공인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정책은 오프라인 가맹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영세 중소 가맹점은 높은 수수료를 부담해왔다.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 수수료, 인터넷 호스팅 수수료,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하면 실제 수수료는 3.5~3.85%에 이른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이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연매출 1억원 사업자는 연간 113만원, 4억원 사업자는 300만원 이상 수수료 감소 혜택이 예상된다.
오픈마켓과 여타 온라인몰은 판매자나 소비자 입장에서 이용에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번 정책 적용 대상이 나뉜 이유를 이커머스 업계는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 보유 여부로 분석했다. 통상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으로, 그 밖의 온라인몰은 통신판매업으로 법적 지위가 분류된다. 통신판매중개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전자금융업 등록 허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오픈마켓은 PG사를 인수해 자체적으로 지위를 보유한 경우가 많다.
통상 오프라인 카드거래는 가맹점(영세사업자)→밴(VAN)사→카드사 순서로 이뤄진다. 여신금융협회가 갖고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 목록을 국세청에 전송하면, 국세청은 매출자료를 기반으로 영세한 중소신용가맹점 해당 여부를 판단한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를 매출자료를 토대로 검토한 이후로 각 신용카드사로 우대수수료율 적용 업체를 통보한다.
반면 온라인 거래는 하위가맹점(영세사업자)→가맹점(PG사) →카드사 구조로 결제가 이뤄진다. 하위가맹점은 신용카드업자가 아닌 PG사와 계약관계를 가지므로 신용카드와 직접 계약 관계가 아니다. 이는 신용카드 회사가 온라인 영세가맹점에 우대수수료를 적용하지 않는 이유로 작용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오픈마켓이 금융당국에 개별 입점업체 결제 정보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혜택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반면 일반 온라인 쇼핑몰은 PG사 지위가 없다. 외부 PG사 및 옥션, 11번가, G마켓 등 오픈마켓에 카드결제 업무를 위탁해왔다. 인프라 구축 비용 부담 등의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일반 온라인 몰 결제는 영세사업자→판매자(일반몰)→가맹점(PG사)-카드사로 거래 과정을 한 단계 더 거치게 된다. 이 때문에 일반몰 입점업체가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는 것이다.
소셜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이는 행정편의주의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내년 1월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영세 사업자에 대하 혜택이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정책 보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차별적 조치가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하 부담으로 인한 반발을 줄이기 위한 수위 조절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오픈마켓 관계자는 “아직 방향성만 나온 상태니,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 수수료 인하에 대한 부담을 누가 질지 기조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는 것. 세부적인 정책이 나오고 나서 각론을 따져도 충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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