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2018년6월30일자로 발간된 <2018년판 디지털금융 혁신과 도전>에 수록된 내용중 일부를 요약한 것입니다. 편집 사정상 책의 내용과 기사 내용이 다를 수 있습니다.
[기획⑨]여전히 규제가 부담이지만 한발 더 진화한 ‘금융 클라우드’
- 디지털금융 확산 · 글로벌사업 확대… 금융권 “클라우드 확대 불가피”
- 국내선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논의 활발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화”
- 클라우드 전환 고려한 U2L 전환 사례 늘어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이상일, 백지영기자] 지난 4월19일,‘AWS 서밋 서울 2018’ 행사에 발표자로 나선 박은애 AWS 매니저는“영국 모바일 은행인 스타링 뱅크(Starling Bank)는 100% AWS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운영된다”며 “모바일 계좌를 만드는 데 2분 밖에 걸리지 않고, 한 번의 클릭으로 카드 사용 및 일시 해제가 가능하다”고 소개했다.‘스타링 뱅크’가 수백만 데이터 자원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관리하게 됐을뿐 아니라 보안측면에서도 만족할만한 효과를 봤다는 것.
이어 미국의 수수료 없는 주식 거래앱인 ‘로빈후드’의 사례를 들며, AWS 클라우드를 통해 서버 활용 민첩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암호화해 저장하는 등 보안측면에서도 만족할만한 해법을 찾았다고 강조했다. 박 매니저는 “로빈후드는 글로벌 진출 역량도 확보하게 됐으며, AWS 콘솔상에서 IT자원을 원하는 지역에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스타링 뱅크’,‘로빈후드’의 클라우드 도입 사례는 국내 금융권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가장 공격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AWS의 사례가 눈길을 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IT인프라의 확장에 대한 부담없이 보안까지 해결할 수 있는 모델, 금융회사 입장에선 가격만 맞는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러한 해외 AWS 도입 사례를 국내 금융권 상황에 그대로 대입시키려는 순간, 분위기는 달라진다.
클라우드의 적용을 어느 선까지 받아일 것인지, 또 전자금융감독규정과 비식별 데이터 가이드라인에 대한 상충되는 해석이 존재한다. 국내 금융회사가 클라우드 전략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주변상황이 말끔하게 정돈되지 않은 형국. 현재 금융회사 전체 업무중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방식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업무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금융위는 지난 3월 ‘금융분야 데이터활용 및 정보보호 종합방안’을 통해 EU가 올해 5월 GDPR 시행에서 규정한 ‘익명정보, 가명처리정보’ 등 개념을 도입해 기존의 불명확했던 부분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금융권 클라우드 확산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정책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현재로선‘중요 금융정보’를 비식별화했을 경우, 과감한 클라우드 적용이 가능하느냐가 핵심 관심사다.
국내 금융사중 신한금융그룹이 클라우드 도입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이다. 신한금융그룹 계열 신한은행은 지난 2016년 북미 법인을 시작으로, AWS를 통해 비중요업무 중심의 클라우드 전환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클라우드에 대한 강한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서춘석 부행장(CIO 겸 디지털그룹장)은 지난해 하반기 <디지털데일리>와의 IT현안 질의 응답을 통해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디지털 기술 활용을 위한 새로운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다”며 “필요한 시스템 리소스를 무한정 늘려서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클라우드 도입의 불가피성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국내 금융권에선 현재의 인공지능(AI), 사물인테넛(IoT), 오픈소스 증대 등 급격한 기술적인 변화와 함께 주요 금융회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 확대로 이를 지원하기위한 IT인프라의 구성과 지원 전략이 점차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주요 은행들을 중심으로 글로벌뱅킹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IT비용절감 등 전략적 방향성을 감안한다면 지금부터라도 클라우드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하는 상황이다. 실제로도 클라우드 도입외에는 이를 대체할만한 뚜렷한 IT인프라의 확장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신한금융처럼 클라우드에 적극적인 회사도 있지만 대체로 아직까지는 국내 금융권의 반응은 조심스럽다.
반면 퍼블릭 클라우드 방식보다 개방성이 크게 낮은 ‘프라이빗’(Private) 또는 이를 절충한 ‘하이브리드’(Hybrid) 방식의 클라우드는 IT인프라의 효율적 운영측면에서 지난해보다는 더욱 활발하게 도입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에 소재한 외부 IT업체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한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방식의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그 자체보다는 기존 보다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및 운영 효율성에 무게가 맞춰졌다. 일종의 진화된 개념의‘데이터센터 운영 최적화’전략으로 인식된다.
클라우드 논의와는 별개로,‘데이터센터 최적화’는 국내 금융권에서 불붙고 있는 디지털금융 경쟁의 확대, 그로인한 IT인프라의 급격한 확장 필요성 등으로 인해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실제로 주요 IT업체들도 이 지점을 중심으로 금융권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4일 디지털데일리가 주최한 ‘2018년 전망, 금융IT이노베이션 컨퍼런스’에서 VM웨어코리아의 임관수 부장은“금융회사가 효율적인 IT를 구현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전략을 보다 적극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VM웨어가 제시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기술을 통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방안을 소개했다.
임 부장은 “금융권에선 서버나 메모리 사용율이 다른 업계에 비해 높지 않다. 남아도는 자원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인프라 서비스로 관리하는 데 있어 클라우드 적용이 요구된다”며 “클라우드 인프라 스택의 전체 수명주기 관리를 자동화하고, 장비 반입 및 설치 등의 과정을 빠르고 간편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클라우드로의 긴 여정, U2L에서 출발 = 언젠가 법·제도적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나게된다면 우리 금융권도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또 하나의 기술적인 전제가 필요하다. 기존 유닉스 중심의 전산 플랫폼을 일단 x86을 비롯한 미드레인지급으로 다운사이징하는 것이다.‘U2L’(UNIX To Linux)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주요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의 플랫폼이 ‘x86/Linux’ (U2L)조합이기 때문이다.
은행과 같은 대형 금융회사가 클라우드를 염두에 두고 ‘U2L’로 전환하는 것은 현시점에서는 무리다. 국내 금융권은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지 않다. 물론 한국거래소(KRX), 카카오뱅크 등 ‘x86/Linux’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시장의 인식은 아직 조심스럽다.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대형 은행들은 구체적인 시기를 못박지는 않았지만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된다면 ‘x86/Linux’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으론 ‘U2L’ 전환에 따른 비용도 현재로선 불명확하다. 기존 5~6대의 하이엔드 서버에서 돌아가던 업무가 U2L을 통해 수십~수백대의 x86를 비롯한 미드레인지급 서버로 전환됐을 때, 과연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드레인지급 서버에 물려있는 네트워크 및 스토리지 등 기타 이기종 전산 자원들의 안정적인 운영 또한 중요한 관심사다.
결론적으로, 유닉스 기반의 전산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금융회사가 U2L 전환후, 크라우드로 가려면 사실상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실행에 옮겨야하는 부담을 감수해야한다.
마침 차세대시스템 개발 주기가 돌아온 금융회사 입장에선 큰 부담없는 결정이 되겠지만, 차세대시스템 오픈이 얼마되지 않는 금융회사들은 쉽게 결정하기 힘든 문제다.
U2L전환 비용이 어느정도가 될 것인지 현재로선 정확하게 측정이 쉽지 않지만 사실상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버금간다면 대형 금융사는 1500억~2000억원 수준의 개발 비용이 소요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차세대시스템 개발이 아닌 리호스팅 개념의 하드웨어 중심의 플랫폼 교체라면 훨씬 비용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U2L 전환 비용부담이 U2L의 흐름 자체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되고 있으며, 이는 대부분 리눅스 기반으로 돼 있기때문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선 U2L은 필수인 셈이다.
양원석 한국 델 EMC 전무는 “더 이상 U2L이라는 용어 자체가 주목받지 않을 만큼, 엔터프라이즈 고객에게 리눅스 기반의 x86 시스템은 일반화됐다”며 “오히려 서버 프로세서의 향상이나 리눅스 진영에서의 생태계 확장에 따라 성능, 보안 측면에서 유닉스와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특히 기술적으로보면 ‘오픈소스 DB’의 사용 확대가 U2L 전환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고 있다. 기존 금융권에서 적용했던 대용량 DB를 대체할 오픈소스 기반의 DB의 종류와 수준이 향상되고, 사용범위가 확대되면서 U2L 전환에 따른 부담이 크게 해소됐다.
실제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외부 연계시스템인 채널계에 오픈소스 DB인 ‘마이SQL’을 사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주전산시스템은 HPE의 슈퍼돔 X(x86 서버)와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운영체제(OS)로 구성됐다. 따라서 지금 금융권 클라우드를 전망하려면 현실적으로 U2L에 대한 흐름을 먼저 분석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금융권 U2L 전환 논의 확산 = 세계적으로 하드웨어 플랫폼은 x86을 중심으로 급속한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상황도 마찬가지다. 2017년 국내 서버시장은 전년대비 29% 성장한 1조3497억원이다. 특히 x86 서버 시장은 전년 대비 46.8% 성장해 전체 시장의 83%인 1조1244억원에 이른다. 반면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등 반면 non-x86 서버 매출은 2253억원에 머무르며, 전년 대비 20%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유닉스 서버를 사용하던 기업이 리눅스 기반의 x86 서버로 전환하는 U2L 트렌드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IDC측은 “non-x86 서버의 비중이 높았던 금융권은 물론 제조업과 공공 분야에서도 구축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픈소스를 활용한 U2L을 확대하며 x86으로 전환하는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금융권이 주도하고 있는 ‘비(non)-x86’ 서버 시장이 점차 U2L이 보편화되면서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4년 한국거래소(KRX)의 엑스추어플러스 프로젝트 이후 U2L 프로젝트가 본격화된 모양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증권사 코어시스템 최초 U2L 전환을 지난해 10월 완료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애플리케이션의 재개발 없이 코어시스템의 플랫폼만 전환하는 U2L을 실시했다. 실제 U2L 전환 후 온라인 트랜잭션 응답시간이 최소 3배에서 10배가량 빨라졌고, 리눅스 개방형 플랫폼으로 보다 신속한 신기술 도입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올해초 삼성증권은 메인프레임에서 리눅스로 전환하는 M2L(Mainframe to Linux) 사업을 진행 완료했다. 일부 인프라에 IBM 유닉스(AIX) 기반 DB2 인프라가 남아있긴 하지만 상당수 시스템을 리눅스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코스콤, LG CNS 등 금융IT 및 IT서비스업체들도 U2L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본시장 분야의 대표적인 IT업체인 코스콤은 3월 초 조직개편을 통해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전환 수요에 따라 U2L사업단을 신설했다. 이 사업단은 15여명 내외의 인원으로 구성됐으며 앞으로 U2L 시장에서의 비즈니스 기회 발굴에 나서고 있다. 그만큼 투자금융업계의 U2L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본 것이다.
리눅스 기반의 기반 시스템이 마련되면 이후 기업의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대다수의 클라우드 인프라는 리눅스 OS와 x86의 조합으로 표준화돼 있다. SK(주) C&C의 경우, x86 기반 서버 환경으로 전환을 통한 운영환경 고도화를 위한 U2L 서비스를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인 ‘클라우드 제트’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U2L, 클라우드… 미리 움직이는 금융사들 = 현대카드는 U2L을 시작으로 클라우드 도입을 본격화 한 경우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웹사이트 시스템을 리눅스로 전환하는 U2L 사업을 진행했다. 이후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내놓는 등 혁신을 본격화했다.
실제 현대카드 김영민 실장(사진)은 지난 4월 열린 ‘AWS서밋 서울’ 행사에서 “AWS와 협력해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인 ‘피코(PICO)’를 출시했다”며 “약 20억 건에 달하는 실제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해외 패션 사이트를 선정, 선정된 각 사이트의 방문 기록을 분석했으며 이를 피코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 AWS 상에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들어 아이디어 검증을 빠르게 하는 연구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다만 피코는 비금융서비스로 국내 금융 클라우드 관련 컴플라이언스 대응을 위해 하이브리드 형태로 구현됐다. 금융데이터 분석은 현대카드 내부의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외부 쇼핑몰 등 데이터는 AWS상에서 인공지능(AI)을 적용했다. 김 실장은 “현대카드는 700만명 이상의 카드회원을 기반으로 데이터 자산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머신러닝과 데이터 AI 활용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디지털 컴퍼니 전환을 위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금융사와 금융 소비자 고객 사이의 데이터 파이프라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를 수집, 적재하는 데이터레이크(Data Lake), 데이터 거버넌스 체계, AI기반 고객행동 분석 사이언스 역량을 키우고 있다.
또 데이터 사이언스 결과를 정보로 가공하는 검색 플래폼 제공 등을 추진 중이다. 이와함께 현대카드는 애자일(Agile) 체계 도입과 함께 팀을 업무 산출물 기준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데이터 인프라팀의 경우 회사가 보유한 데이터를 가공해 개발자들의 업무 환경에 최적화했고 데이터 스트림 프로세싱(Data Stream Processing)팀은 새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개발 환경에 반영하는 일을 맡는다.
하나금융그룹은 ‘그룹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최근 런칭했다. 그룹 내 IT전문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가 구축 및 운영을 담당하며 청라의 그룹 통합데이터센터 내에 시스템을 구성했다. 다만 이 시스템은 x86 뿐만 아니라 유닉스 서버까지 하이브리드 형태로 구축됐다. 비정형 분석 시스템을 시작으로 신기술 관련 사업 개발 및 연구 개발 환경, 그룹 관계사 자체 개발 솔루션 등이 ‘그룹 공용 클라우드 서비스’에 탑재될 예정이다. 스타트업 및 핀테크 기업 등에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검토하는 등 대외 서비스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우정사업본부 우체국금융 역시 차세대시스템을 준비하면서 U2L을 추진한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클라우드·빅데이터 기반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설계 사업’을 위한 컨설팅 사업자로 삼성SDS와 EY한영 컨소시엄을 선정해 정보화전략계획(ISP)·후선업무시스템(BPR) 수립에 나선 바 있다.
우체국금융은 이번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통해 유닉스 서버로 구축된 기존 시스템을 x86서버 기반의 클라우드 인프라로 구축하는 것은 물론 빅데이터, AI, 스마트 컨택센터, 블록체인, 오픈API 등 신기술의 적용 및 활용방안 전략도 마련한다. 사업 예산만 약 3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농협금융도 ‘NH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 구축’ 사업을 발주하고 사업자 선정에 나선 상황이다. 클라우드 SW 도입, 클라우드 포탈 구축, 스토리지 가상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예산은 약 20억원이 배정됐으며 올 연말 오픈을 목표로 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플랫폼을 마련하고, 상용 클라우드 플랫폼 수준의 대쉬보드와 포탈, 사용자 포탈 등의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제안요청서에 x86기반 업무의 클라우드 전환 상세 계획 수립, 유닉스 기반 업무의 클라우드 전환 기준 및 가이드 수립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하나금융그룹과 마찬가지로 x86과 유닉스 환경이 혼용될 예정이다. 추후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성을 위한 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을 완료한 이후에는 퍼블릭 클라우드, 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체계 마련에도 착수했다. 농협금융은 ▲클라우드 플랫폼 전환 방안 및 상세 계획 수립 ▲클라우드 확대를 위한 물리적/논리적 아키텍처 수립 ▲x86기반 업무의 클라우드 전환 상세 계획 수립 ▲유닉스 기반 업무의 클라우드 전환 기준 및 가이드 수립 ▲향후 클라우드 서비스 고도화(PaaS)를 위한 전략 및 방안 수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모바일 금융 메신저 서비스인 ‘리브똑똑(Liiv TalkTalk)’ 구축에 AWS 클라우드를 채택했다. 리브똑똑은 보안에 초점을 맞춘 뱅킹 메신저 플랫폼이다. 보안 솔루션을 내부 탑재하고 있는 것은 물론, AWS 클라우드에 데이터가 저장되도록 함으로써 메신저 내용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신경 썼다는 설명이다. 또한 주요 기능 중에 하나인 채팅 엔진에 APN(AWS Partner Network) 기술 파트너인 센드버드(SendBird)사의 메시징 솔루션을 적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사용량 증가에 더욱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의 삼성페이도 AWS 클라우드를 활용해 20여개국에 서비스하고 있으며, 현재 13조원의 결제 트랜잭션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클라우드 정책 & 벤더 동향 =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에 따르면 2017년 한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이었다. 올해는 약 27% 가량 증가한 1조9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5년 9월 시행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의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는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6년 기준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율은 3.3%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클라우드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 1월 클라우드 확산을 위한 민간합동 TF ‘SW, 구름타고 세계로’를 구성하기도 했다. 조만간 TF에서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범부처 ‘제2차 클라우드 발전 기본계획(2019~2021)‘을 마련해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 상정,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금융 고객을 확보하면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의 고객을 끌어들이기는 쉬워진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1위는 AWS다 AWS의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퍼시픽크레스트증권 조사에 따르면 500만달러(약 55억원) 매출 이상 중소기업 300개 가운데, 절반 이상이 AWS를 사용 중이다. 실제 AWS의 올 1분기(2018년 1월~3월) 매출은 전년 대비 49% 늘어난 54억4000만달러였으며, 영업이익은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의 73%를 차지했다.
이밖에 AWS를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IBM, 알리바바 등이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에서 2위를 기록 중인 MS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만 제공하는 AWS와 달리 ‘MS 애저스택’과 같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이 가능한 어플라이언스를 내놓으며 금융, 의료와 같이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있는 분야를 노리고 있다.
금융권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한국IBM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엔 ‘IBM 클라우드 프라이빗’ 서비스를 출시하며 사내 IT 인프라를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퍼블릭 클라우드의 장점을 제공한다고 홍보한다. 사내 IT 인프라에서 컨테이너, 마이크로서비스, 오픈소스 등의 클라우드 기술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이렇게 개발된 신규 및 기존 애플리케이션을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으로 손쉽게 통합, 이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KT는 지난해 6월 목동 IDC2센터에 금융 클라우드 시장을 겨냥한 금융보안데이터센터(FSDC: Financial Security Data Center)를 열었다. KT에 따르면 현재 약 50여개 기업이 이를 이용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KT는 FSDC가 ‘전자금융감독규정을 충족하는 금융기관 전용 데이터센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행 전자금융감독규정(전산실, 외부주문관리, 시스템보호대책, 망 분리 등)을 충족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즉, 호스티드 프라이빗 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의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을 인프라로 사용해 기업이 내부 비즈니스 시스템을 구축) 개념으로 구축됐다.
그동안 개인정보보호법과 전자금융감독규정때문에 쉽지않았던 문제를 KT가 물리적으로 독립된 데이터센터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클라우드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기존 ‘프라이빗 클라우드’ 개념을 데이터센터 아웃소싱서비스에 결합시킨 것으로,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금융회사의 전산실을 KT 데이터센터로 수평이동 시킨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이렇게해도 법적인 문제는 없다. 앞서 지난 2016년10월 개정된 전자금융감독규정 및 금융권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발표에 따라 금융회사가 단독으로 구성되는 전용 클라우드에는 중요 금융시스템도 수용 가능해졌다.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이 힘들거나 IT비용 문제로 고민하는 금융사들에게는 KT FSDC가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고객 단위로 보안∙네트워크∙시스템이 분리된 형태의 FSDC 서비스를 제공하게되며, 필요에 따라 컴퓨팅 자원을 늘리거나 줄이는 스케일링(자동 확장·축소) 기능도 지원한다. KT측은 FSDC 서비스가 기존 금융 기관뿐 아니라 핀테크 스타트업의 투자 및 운영 비용도 줄여주며 전자금융업 등록을 위한 행정 절차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침입방지시스템(IPS), 방화벽 등의 보안 장비 및 침해사고 대응을 위한 보안 관제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가 클라우드 시장 공략을 위해 출범시킨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도 공공, 금융, 의료 등 시장 확대를 위해 티맥스소프트 등과 손을 잡는 등 행보를 빨리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는 자사 미들웨어인 ‘제우스’와 ‘웹투비’ 등을 NBP가 제공하는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에 등록해 제공하고 있다.
NBP는 지난해 말, 클라우드 서비스인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에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호스팅(Hybrid Cloud Hosting) 등 4개 상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호스팅은 고객이 원하는대로 자체 구성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운영해 기존 IT 자산을 유지할 수 있는 서비스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해결이 어려웠던 시스템 보호 대책, 망분리 등 법률 준수가 필요한 IT 환경을 구축하거나 라이선스 문제를 해소해준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이상일 기자>rock@ddaily.co.kr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