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중국 법원이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가로막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6일부터 상대국 수입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상황이다.
중국이 자국 법원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의 전초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일 이번 잠정 조치가 현실화된다면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가 더욱 노골적인 형태로 가시화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국내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은 중국 법원이 마이크론의 중국 내 생산과 판매를 금지하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고 대만 파운드리 기업 UMC(유나이티드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발표 내용을 인용해 밝혔다.
작년 12월 마이크론은 대만 UMC와 중국 푸젠(福建)성 산하 국유기업 푸젠진화(JHICC)가 D램 반도체 특허 및 영업비밀 등을 침해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올해 1월 UMC는 마이크론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며 푸젠성 푸저(福州)우 중급인민법원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중국 법원이 마이크론의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관련제품 26종의 중국 판매를 금지하는 예비판정을 내린 것이다. UMC는 대만 푸젠진화와 손잡고 푸젠성 지역에 D램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 소식은 마이크론(-5.5%), 엔비디아(-2%), 인텔(-1%), 브로드컴(-1%)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 떨어졌다.
국내 업계에 미치는 파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단기적으로만 본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의 중국 내 판매 타격이 장기화될 경우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50%를 발생시키고 있는 마이크론이 중국 내 반도체 판매를 금지당할 경우, 중국 내 반도체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지고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여 중국 고객 향 비중이 증가할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크게 유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의 기조가 국내 반도체 업계 전체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비 판정이 확정될지 아직 알 수 없으나 이미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무역 전쟁은 국내 증시에도 우려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의 자국 기업에 대한 노골적인 지원이 향후 반도체 업황에 실질적인 위협 요인으로 자라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양산을 앞둔 중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로는 푸젠진화와 Innotron, YMTC가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중국 업체들의 초기 양산 규모가 각각 1만장/월 수준에 불과하므로 올해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미칠 영향이 매우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도 “수율의 개선 속도에 따라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내년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업황 및 실적에 실질적인 위협 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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