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소프트웨어(SW) 업계는 외산 일색인 국내 IT 시장에서의 편견과 후발주자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내공을 쌓으며 시장 친화적인 솔루션으로 혁신해 왔다. 최근 외산 제품의 윈백(Win-back) 사례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진출도 서서히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국산SW의 해외 수출액은 70억달러를 넘기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3주년을 맞아 시장경쟁력을 확보한 ‘강한 국산SW 업체’ 10곳의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1989년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아래아한글 1.0’ 발표 후, 1990년에 설립된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는 벤처 1호 기업이다. 창립 이래 28년간 국내 대표 SW기업으로서 명성을 이어온 한컴은 자국어 오피스SW인 ‘한컴오피스’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구도를 이루고 있다.
오피스SW 시장은 전 세계에 다양한 언어와 글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MS오피스가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할 정도로 SW시장에서도 기술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현재 자국어 오피스SW를 가진 나라는 한국과 중국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한컴오피스 점유율이 30%를 상회한다.
최근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제품인 ‘한컴오피스 2018’을 출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개발한 국산 인공지능 엔진인 ’엑소브레인‘을 접목한 챗봇, 지식검색 등 인공지능(AI) 기반의 특화 기능과 음성인식 자동통번역 앱 ’지니톡‘의 음성엔진을 적용한 기능제어, 텍스트 입력 기능 등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SW를 다운받지 않아도 웹브라우저에서 문서를 편집할 수 있는 웹오피스도 통해 PC-모바일-웹에 모두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한글과컴퓨터그룹(이하 한컴그룹)으로 재편된 이후에는 사업다각화,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경영으로 201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기존 주력 제품인 오피스SW 이외에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AI 기반 음성인식 자동통번역 솔루션 ‘지니톡’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공식 통번역 솔루션으로 선정돼 ‘최초의 언어장벽 없는 올림픽’을 실현하는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향후 외국어 교육 사업을 비롯한 국제 행사, 의료, 국방 등 전문 분야의 통번역이 필요한 산업영역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음성인식 API를 활용한 서비스 사업, AI 기술을 결합한 하드웨어 사업 진출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의 연계사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의 대두와 함께 산업간 영역이 허물어지고, 융복합을 통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비해 그룹사가 보유한 SW기술력을 HW에 결합한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인안전장비 대표기업 ’산청‘ 인수를 완료한 한컴그룹은 국내 1위 임베디드SW 기업 한컴MDS, 국내 1세대 보안솔루션 기업 한컴시큐어, 국내 1위 모바일포렌식 기업 한컴지엠디, 국방분야 전자‧제어 전문기업 한컴유니맥스 등 5개 상장사를 포함해 총 16개 기업으로 구성돼 총매출 5000억원 규모의 그룹으로 도약했다.
이를 통해 ICT 기술이 집약된 스마트시티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서울형 스마트시티 해외 수출을 위해 출범한 ’서울 아피아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서울형 스마트시티 정책 관련 기술과 경험을 공유하고, 해외진출사업 공동 발굴, 해외 포럼 및 전시회 참여를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과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협의 중에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시티 내 전자정부 구현 등 정부 지원 사업을 토대로 한 행정서비스, 스마트 금융, 스마트 계약, 스마트 카, 스마트 헬스케어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한컴시큐어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외 기업과 연계해 금융, 의료, 법률 등의 사업영역을 아우르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꾸릴 예정이다. 향후 ICO를 통한 가상화폐발행 등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사업영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컴그룹은 경기도 가평군 내 58만평 부지에 헬스케어·교육 분야를 주축으로 하는 스마트 생태계를 조성 중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연구개발 기관을 비롯한 국내 주요 종합의료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스마트 헬스케어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자연과 IT기술이 어우러지는 미래 교육 플랫폼도 함께 구축할 예정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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