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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분석] 주성엔지니어링, 차갑게 식어버린 주가…'중장기 전략' 믿을만한가

[디지털데일리 신현석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대표 황철주) 주가가 작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일단 주성엔지니어링 측은 신규 고객사 확보 및 사업 확대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실 시장 상황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1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18 코스닥 미래성장산업 릴레이 IR'에 참여해 사업 현황과 전략을 소개했다.

이날 IR에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향후 회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소가 눈에 띄었다. 예를 들면, 반도체 분야 신규 고객사 확보 및 비메모리 사업 진출 등이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7월 이후 하락세로 돌변해 현재 1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19일 종가는 1만500원이다.

작년 7월 1만8000원대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40% 이상 하락했다.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한 만큼 회사가 이번 IR을 통해 제시한 청사진이 과연 시장을 설득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장기 비전과 전략은 언제든지 시장의 불확실성에 의해 깨지거나 무산될 수 있다. 따라서 시장이 주성엔지니어링을 어느 정도 신뢰하느냐에 따라 주가도 방향성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조심스럽다.

주성엔지니어링 측은 반도체 공정 미세화가 가속화되고 3D 낸드 적층 수가 증가함에 따라 자사 주력 제품인 원자층증착(ALD)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증착 공정 장비를 3D로 했는데 최근에는 미세공정의 발전으로 ALD 수요가 늘고 있다”며 “같은 국내 장비사인 유진테크, 원익IPS도 ALD 기술에 투자하거나 M&A(인수합병)를 통해 ALD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3년 6월 설립된 주성엔지니어링은 현재 반도체·디스플레이 및 태양전지 제조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국내 3개, 해외 4개의 비상장계열사를 두고 있다.

◆ “올해 보다 내년 실적이 더 좋을 것” = 회사의 2017년 연결기준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2727억원, 417억원, 420억원이다.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 10.6%, 28.9% 증가했다.

작년 업계는 반도체 D램 시장 수요가 증가하고 미세 공정 대응 및 3D 낸드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호황이 계속됐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선 중소형 OLED 설비투자가 성장의 중심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매출액 중 반도체 매출은 1100억원으로 2016년도 대비 비슷했던 이유는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의 D램 신규 투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올해 D램을 신규 투자하고 있고, 중국 우시(無錫) 공장 D램 라인까지 총 100K 물량의 생산라인이 건설되고 있다. 올해 반도체 매출은 작년 대비 대략 20~3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제조장비별 매출 비중은 반도체 장비 40.5%(약 1100억원), 디스플레이 장비 56.8%(약 1550억원), 태양전지 2.7%(약 74억원)로, 전년 대비 반도체 장비와 태양전지 부문은 줄고 디스플레이 장비 부문은 늘었다. 2016년은 반도체 장비 60.4%, 디스플레이 33.1%, 태양전지 6.5%였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 비중은 매년 고객사 투자 상황에 따라 다르다”라며 “반도체 장비가 마진율이 가장 좋으며, 이 다음 디스플레이, 태양광 순”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부문이 마진이 높기에, 반도체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영업이익률이 오르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을 합한 매출이 작년(약 2650억원)보다 조금 높은 수준인 3000억원 정도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기대 못미쳐, 실적에 발목 =
한편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1분기 매출이 760억원, 영업이익률 16.1% 였는데, 올해 1분기는 기대했던 디스플레이 수주 지연으로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1분기 매출액은 700~750억원 사이가 될 것이다. 다만, 작년 반도체 매출 비중이 1분기에 약 40%였는데, 올해 반도체 매출 비중이 60%대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어서 작년 영업이익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3, 4분기에 대해선 “고객사들의 반도체 투자 상황을 봐야하나, 일단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의 반도체 장비 매출 중 SK하이닉스향 매출이 약 90%를 차지하며, 이 외 고객사로는 동부하이텍, UMC, TSMC, IBM 등이 있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LG디스플레이향 매출이 약 90%를 차지하며 이 외 AUO, 이노룩스, BOE, GVO 등에도 제품을 공급한다. 태양광 고객사로는 LG전자, 선파워 등이 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작년 국내 71.9%, 중국 24.4%, 대만 2.7% 등이다. 2016년은 국내 77.4%, 중국 17.9%, 대만 2.2%이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존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 외 중국 기업과 접촉을 시도하는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중국에서 D램 2개사, 낸드 1개사가 중국에 메모리 투자를 하고 있다. 이 3개사에 접촉하고 있다. 2개사는 데모 테스트 중이며, 1개사는 현재 견적을 내는 초기 단계 수준이다. 이 회사들은 내년 1차 투자로 300K 이상의 투자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이들을 신규 고객사로 유치하게 되면, 올해보다 내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선 우선 중소형 OLED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디스플레이 부문 성장은 중소형 OLED 투자가 이끌었으나, 올해는 중소형과 대형 모두 성장할 것으로 봤으나 아이폰X 부진으로 중소형이 부진하면서 현재까지는 중소형은 경영 계획에서 제외한 상태”라고 말했다.

즉, 올해 디스플레이 부문 경영계획은 대형 OLED 투자 위주로 짰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고객사 신규 수주만 약 2000억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생각했으나, 중소 쪽이 빠지다 보니, 올해 국내 고객사 수주는 약 1000억원 규모로 보고 있고, 해외는 작년 200억원 신규 수주 규모와 유사한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회사의 작년 디스플레이 부문 매출액은 약 1590억원이었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올해 디스플레이 매출은 작년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회사는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부문도 올해보다 내년 실적이 더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일단 2019년, 올해 투자되지 않는 중소형 OLED 투자가 활성화되고 현재 투자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P10 10.5세대 라인, 광저우의 8.5세대 라인에도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신규 제품 및 디스플레이 고객사 신기술 기대” = 이 회사의 반도체 분야 주요 제품으로는 SD(공간 분할)-CVD(화학증착장비)/ALD, SDP(공간 분할 플라즈마)-CVD/ALD, MO-CVD/ALD, UHV-CVD 등이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로는 LCD 분야 PE CVD(플라즈마 화학증착장비)와 OLED 분야 TSD(시공간분할)-CVD/ALD가 있다. 태양전지 장비로는 박막형(Thin film) 태양전지, 결정형(c-Si) 태양전지 등을 다룬다.

반도체 사업부문은 3D 낸드, 비메모리 관련 장비에 계속 투자해 신규 수익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02년 기술 개발을 시작해 2005년 ALD 장비를 양산했다. 회사의 반도체 매출 중 ALD 매출 비중은 거의 100%에 달한다. 회사는 자사의 글로벌 반도체 전공정 ALD 시장 점유율이 2006~2007년 약 37% 이상(1위)이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회사는 반도체 분야 신규 제품 SDP-CVD/ALD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SD-CVD/ALD와 달리 적용폭이 넓어져 매출 확장을 바라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SDP-CVD/ALD는 2012년부터 개발에 착수했으며, 2014년부터 매출 인식이 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기존 D램 뿐 아니라, 3D 낸드에도 공급될 것”이라며 “96단부터 3D 낸드 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고객사와 같이 협업을 통해 R&D(연구개발)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반도체 분야 주력인 D램과 3D 낸드 외, 비메모리 분야 장비도 개발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반도체 매출액 중 약 90%가 메모리 매출이다. 그런데 현재는 중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비메모리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2020년 양산을 목표로 TSD-ALD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I사와 G사, 대만의 T사에서 데모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2020년 이후 반도체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메모리 영역까지 매출을 확보하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OLED 및 10.5세대 대면적 양산라인 확대에 대응해 신규 증착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국내외 고객사 양산라인에 공급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소형 TFT Layer 확대 및 TSP(Touch Screen Panel) 신규 장비 공급 등 장비 다각화를 통해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신현석 기자>shs1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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