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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테크(Tech)’ 시대… 이상형도 빅데이터가 찾아준다

[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데이팅앱 시장 성장세가 가파르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앱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국내 앱 매출 상위 10위권에 4~5개는 데이팅 앱 차지다. 전체 시장규모는 2015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300억원까지 성장했다. 올해 시장규모 추산치는 약 1000억원 수준이다.

데이팅 앱이 돈이 되는 이유는, 게임 등에 비교해 앱 제작에 품이 덜 들고, 유지비가 적으며, 이에 반해 이용자의 과금 성향은 높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생존이 쉬운 것은 아니다. 2015년 기준 데이팅 앱 숫자는 약 170개 수준이었다. 현재는 200개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경쟁 영역은 이용자의 커플 성사 확률을 비율을 높여주는 것이다. 2010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1세대, 2세대 데이팅 앱들은 상대방과 단순히 채팅, 위치기반정보만 제공했다. 현재 3세대는 데이터 활용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다. 이용자 이상형, 연애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상대방을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이용자 취향, 패턴,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가장 높은 가능성을 가진 상대를 추천해준다.

넥스트매치가 운영하는 아만다는 지난 2014년 서비스 출범 당시부터 화제와 논란 중심에 있던 앱이다. 가입할 회원을 프로필 사진 등으로 기존 회원이 평가하는 시스템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외모지상주의 조장 등 국내 정서와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프로필 평가 시스템은 이용자 진입장벽인 동시에 취향 데이터로도 축적된다.

예컨대 아만다는 매칭 시스템에서 ‘나에게 높은 점수를 매긴 이용자’를 우선적으로 노출한다. 지역, 나이 정보를 기본으로 하면서 이용자가 앱 내에서 취하는 행동이 반영돼 결과값을 달리 한다는 것이다. 사진, 직업 등 등 단순 정보만 갖고 접근할 때 보다 좋은 관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내가 높은 점수를 준 이용자’나, 상대방 두 사람을 양자택일하는 과정을 반복해 이상형에 근접하는 이용자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마치 이커머스 기업들이 내가 산 상품에 기반해 연관상품, 추천상품을 내놓는 것과 유사하게 진화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앱 접속시점, 지역을 기반으로 매칭 확률이 높은 이용자를 보여주는 ‘라이브’ 기능도 최근 추가됐다.

티켓투라이드가 출시한 ‘두유 소개팅’는 아예 ‘빅데이터 소개팅’을 표방하고 나섰다. 앱 내에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기가 탑재돼 있고, 질문 135가지를 통해 이용자의 연애관, 경제관, 종교관 등을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관련 저서를 출판한 연애 칼럼니스트 도미닉과 협업을 거쳤다.

질문과 답변은 ▲Q. 데이트 비용에 대한 내 생각? (4) 가격에 상관없이 돌아가며 낸다 ▲Q. 평소 SNS에 주로 올리는 건? (1) 셀카 ▲Q. 연인이 갑자기 여행을 가자고 하면? (3) 시간과 상황을 먼저 판단해 본다 같은 식이다. 답변에 따라 성향을 분류하고 나와 맞는 상대방을 추천해준다는 것이다. 특정 질문에 나와 같은 답변을 한 이성만 추려서 소개받는 것도 가능하다.

상대방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독특한 컨셉을 도입한 ‘애나’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어라운드’ 앱 개발사로 유명한 컨버스는 애나를 출시하면서 목소리 톤, 음색, 대화 센스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데이팅 앱의 고질적인 문제인 ‘유령회원’ 문제를 이를 통해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나는 회원 활동 패턴과 심리학과 연구 자료를 통해 연애가 시작될 시기, 연인이 생길 확률을 추측해보는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15일 이내 남친 생길 확률이 91%” “180일 내 여친 생길 확률 18%” 등 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신빙성 여부는 미지수나, 분명 타로카드나 별자리 점 보다는 과학적인 예측인 셈이다.

데이팅 앱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지만 ‘절대강자’가 생기기 어렵다는 특징도 있다. 연애 상대 찾기라는 목적을 달성하면 앱 재가동 가능성이 낮고, 브랜드 충성도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만다 사례처럼 차별된 아이디어 하나로 형세 역전이 쉬운 편이다. ‘더블옵트인(double opt in)’ 아이디어 하나로 5000만 이용자를 확보한 글로벌 앱 틴더 역시 ‘불확실성 제거’라는 아이디어를 추가한 ‘힌지’에 빠르게 추격당하고 있다.

합종연횡도 눈에 띈다. 1세대 데이팅 앱 ‘이음’을 개발한 회사 이음소시어스는 지난 18일 직장인 110만명 회원을 보유한 익명 SNS 서비스 블라인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블라인드의 인증된 직장 정보를 활용해 직장인 타깃 서비스 ‘이음오피스’와 기획, 개발, 홍보 공동 프로모션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취지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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