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잃는다. 경제학자는 ‘공짜 점심은 없다’고 한다. 경제적 행위는 선택에 따른 비용이 발생한다. 공짜로 점심을 먹은 것은 그 점심으로 인해 포기한 다른 것을 포기했다는 뜻. 또 점심을 제공한 쪽에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해야 한다. 이럴 때 우리는 ‘기회비용’을 따지게 된다. 기회비용은 어떤 선택으로 인해 포기한 기회 가운데 가장 큰 가치를 갖는 기회 자체 또는 그러한 기회가 갖는 가치를 일컫는다.
전 국민이 올 겨울 유행이 발목까지 내려오는 패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소위 ‘평창 롱패딩’ 열풍이 패션과 유통가를 휩쓸었다. 옷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성능 대비 저렴하다는 이유에서, 유행에 뒤떨어질 수 없다는 이유에서, 한정판의 희귀성을 추구하는 이유에서 줄을 섰다. 그들은 옷은 싸게 샀지만 시간을 지불했다.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고 게임을 한다. 인터넷도 하고 사진도 찍는다. 찍은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공유를 하고 지인과 대화를 한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매월 통신비를 낸다. 더 많은 것을 즐기기 위해선 더 좋은 스마트폰을 사야하고 더 비싼 요금제에 가입해야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즐기는 콘텐츠, 이를 OTT(Over The Top) 서비스라고 부른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무료’를 표방한다. 하지만 정말 무료일까. 스마트폰 구입비와 통신비에 콘텐츠 이용료가 녹아있다. 우리는 무료를 위해 광고를 보고 스마트폰을 사고 통신비를 낸다. 동영상 재생이 끊겨도 앞서 본 광고를 물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재생 버튼을 다시 누르면 광고부터 다시 봐야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 OTT 구글과 네이버의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광고다.
가계통신비 인하 논의가 진행 중이다. 법으로 휴대폰 유통 방식을 바꾸자는 쪽도 법으로 저렴한 요금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쪽도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를 겨냥했다. 물론 지금의 스마트폰 가격과 통신비가 적정한지 따져야하는 일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면의 기회비용, 공짜 점심에 대한 값을 제조사와 통신사만 짊어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가계통신비 상승은 소비자와 제조사, 통신사만의 책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