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금융 클라우드 & U2L ⑥] SK텔레콤의 U2L과 차세대시스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앞선 기획 시리즈에서 설명한 것 처럼, 국내 금융권이 U2L 전략의 실행 버튼을 함부로 누르지 못하는 이유는 여전히 여러가지가 존재한다. 금융권이 성공적으로 U2L을 단행한 베스트 프렉티스에 관심이 많은 이유다..
꼭 금융업종이 아니더라도 기간계 시스템의 기본 운영 철학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점에서 국내 대기업중 U2L을 단행한 SK텔레콤의 사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5월까지 차세대 영업시스템(전산시스템) 개편작업을 완료했다. 10년만의 대대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였다. 2015년1월부터 2017년5월까지 30개월이 걸린 대규모 사업이었다.
SK텔레콤은 앞서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간 약 3000억원을 투자해 주전산기를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서버로 다운사이징하는 ‘유키’ 프로젝트를 실행한 바 있다.
그리고 이후 10여년이 지난 2017년, SK텔레콤은 기존 유닉스 서버 구성된 주전산기를 다시 리눅스 운영체제(OS) 기반 x86 서버로 교체하는 등의 변화를 꾀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SK텔레콤은 시스템의 진화 속도에 맞춰 매우 시의 적절하게 시스템 혁신을 단행한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국내 은행권이 10년전인 2000년대 중반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전환하고, 이어 다시 리눅스 기반의 x86 서버를 검토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의 경우처럼 유닉스를 거치지 않고 바로 메인프레임에서 x86으로 전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런 사례는 아직 국내에선 없었지만 기술적으로 보면 그 자체로 어려운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따라서 SK텔레콤이 30개월의 시간을 가지고 빅뱅식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한 과정은 국내 금융권에도 중요한 의미를 던진다 . 클라우드를 염두에 둔 U2L 전환과 함께 차세대시스템을 통한 업무 혁신이 동시에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 차세대시스템 어떻게 진행됐나 = 물론 SK텔레콤은 웹이나 WAS(웹애플리케이션서버)는 이미 리눅스 기반 x86 서버로 교체한 상태지만, 이번에는 DBMS를 비롯한 핵심시스템까지 교체하는 등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했다.
먼저, SK텔레콤은 HP(현 HPE)의 유닉스 서버 ‘슈퍼돔’ 20여대로 구성돼 있던 주전산시스템을 델 EMC의 x86 서버 약 300여대로 전환했다. OS로는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를 채택했다. 이와함께 스토리지시스템은 다양한 벤더의 하이브리드 및 올플래시, 네트워크 가상화도 도입했다.
이밖에 웹표준인 HTML 기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솔루션을 포함한 약 90여종의 소프트웨어를 신규 도입했거나 업그레이드하는 결정을 내렸다.
SK텔레콤의 U2L은 차세대시스템과 동시에 진행됐다. 차세대프로젝트를 총괄하는 CIO의 입장에선차세대시스템에서 지향하는 혁신적인 업무변화를 새로운 하드웨어 환경에서 무리없이 수용할 수 있는가의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
역시 SK텔레콤도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다. 한중식 SK텔레콤 IT서비스개발팀장은 “통합 프로세스 설계를 통해 업무처리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증대시키고, 비즈니스 확장을 지원할 수 있는 고객·상품 체계 혁신, 신기술 도입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의 IT인프라 전환 등 3가지 추진방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통합 프로세스 설계를 통해 표준화 및 공유(shared) 서비스가 가능해졌고, 업무 프로세스 기반의 UI로 사용자 편리성도 높였다.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 한 팀장은 “다만 U2L 과정에서 SK텔레콤 규모의 레퍼런스 부재로 참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변환 오류 유형이나 조치기준이 없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다양한 테스트 검증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많은 리소스도 소요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x86서버의 OS 유지보수나 업그레이드 시점에 대한 관리기준 수립 등도 필요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편 어플리케이션 측면에서는 기존 유닉스 개발 소스(C언어)를 리눅스 환경으로 전환 시 업체마다 특성이 있는 언어 표준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한 테스트 및 방안 수립이 필요했다고 한팀장은 강조했다.
궁극적으로는 SK텔레콤은 차세대시스템을 통해 투자 및 운영비를 절감한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런칭할 새로운 비즈니스를 민첩하게 지원할 수 있는 강하면서도 유연한 차세대 IT 인프라를 확보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 팀장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빅뱅 방식으로 추진한 만큼 당분간 운영에 대한 안정성, 재해복구(DR)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또, 향후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오픈소스 사용 비중을 늘리고, 사용자 관점의 개선을 지속적으로 꾀하겠다”고 밝혔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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