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보안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인 지란지교시큐리티가 빅데이터 분석업체인 모비젠과 한 식구가 됐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모비젠 지분 40.8%를 134억에 인수한다고 지난달 19일 밝혔다.
이번 인수는 국내 보안업계에서 놀랄만한 사례다. 100억원이 넘는 인수는 국내 보안업계에서 흔치 않은 일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모비젠뿐 아니라 보안컨설팅전문업체 에스에스알(SSR)을 인수하고 사물인터넷(IoT) 보안 스타트업인 아이오트러스트에 투자까지 진행했다. 총 300억원이 훌쩍 넘는 규모다.
이 중에서도 모비젠에 대해 주목할 만한 이유는 지란지교시큐리티의 미래 먹거리와 관련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머신러닝, 나아가 인공지능까지 결합한 보안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우선, 양사는 각사의 역량을 합쳐 내부자 보안과 지능형지속위협(APT) 대응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디지털데일리>는 윤두식 지란지교시큐리티 대표와 김태수 모비젠 대표를 만나 공동 인터뷰를 진행, 양사가 그리는 청사진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빅데이터와 보안의 만남=윤두식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보안 솔루션을 계속 내놓아야 하는데 모비젠은 좋은 기반을 갖고 있다”며 “모비젠 또한 새로운 수익원을 거둘 수 있는 좋은 계기며, 양사는 변화에 대한 기대감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욕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가 먼저 출시할 제품은 PC 내 모든 이벤트를 수집 후 이상행위를 탐지해 내부자 보안을 강화하고, APT를 판별하는 보안 솔루션이다.
윤 대표는 “내부자 보안과 APT를 판별하는 보안 솔루션을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이라며 “과거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발생한 APT와 유사한 행위가 있는지 역추적할 수 있고, 한 번도 밝혀지지 않았던 것을 분석해 새롭게 예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모비젠의 빅데이터 역량으로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모비젠은 빅데이터 쪽에서도 이상패턴을 탐지하는 딥러닝에 특화돼 있다. 딥러닝 전문팀까지 2년간 운영 중이다.
김태수 대표는 “사용자 행위 기반의 보안시장을 보고 있는데, 이는 내부자 보안과 연결된다”며 “정당한 권리를 가진 직원이 내부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막기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보통 고객정보를 하루에 10건씩 조회하던 직원이 100건을 확인하는 등 이상패턴이 발생되면 알람으로 알려줄 수 있다”며 “빅데이터를 통한 학습을 거쳐 평소 패턴과 다른 행위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는 것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만큼 정확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모비젠은 어떤 회사일까?=모비젠은 2000년에 세워진 17년차 빅데이터 전문회사다. 대용량 데이터를 분산처리하는 솔루션을 통해 SK텔레콤의 과금통계를 처리해 왔다. 1000억건, 100테라바이트에 달하는 트래픽을 실시간 처리하고 검색해 통계를 제시해 온 만큼, 국내에서 손꼽히는 빅데이터 기반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모비젠은 단일 프로젝트 기준 페타바이트를 처리하는 사이트 5여개를 갖고 있는데, 상용으로 페타바이트 단위의 데이터를 제어할 수 있는 회사는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몇 안 된다”며 “모비젠은 오픈소스 배포판뿐 아니라 독자적인 아이리스(IRIS) 지능형 통합분석 플랫폼도 보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모비젠은 지란지교시큐리티를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지란지교시큐리티가 가진 해외 유통망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지란지교시큐리티와의 시너지에 기대가 크다”며 “가장 해보고 싶은 사업은 해외사업으로, 영업망이 큰 지란지교시큐리티를 통해 일본 등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비젠은 빅데이터를 통해 무선환경을 분석하는 아이리스를 일본 2위 통신사 케이디디아이(KDDI)에 납품했는데, 이번 달 증설 물량까지 계약돼 있다”며 “하루에 40억건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레퍼런스로, 일본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지란지교시큐리티를 통해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빅데이터 인프라로부터 가장 적절한 데이터를 샘플링 시켜 빅데이터 인프라로 구축하고 차세대 발전된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특수한 머신러닝으로 발전하는 것이 다음 비전”이라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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