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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채굴 열풍…핵심요소 ‘그래픽카드’ 시장의 명과 암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인사이트세미콘]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채굴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채굴에 필수적인 그래픽카드가 귀한 몸이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채굴에 주로 쓰이는 라데온RX 등의 그래픽카드는 재고가 들어오자마자 바로 출고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기가바이트의 공식 공급업체인 제이씨현시스템 관계자는 “가상화폐 쪽으로 없던 수요처가 더 늘어나서 매우 바쁘다”며 “용산 전자상가 전부 다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은 채굴에 이용되는 그래픽카드의 시장규모가 연간 8억7500만달러(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채굴용 컴퓨터에서 그래픽카드가 차지하는 가격 비중은 66%다.

채굴이란 온라인에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복잡한 연산 문제를 풀어 일정량의 새로운 가상화폐를 얻는 방식이다. 문제를 풀어 가상화폐를 얻는 작업을 광석을 캐내는 것에 빗대 채굴(마이닝)이라 칭한다.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은 현재 1비트코인 당 345만3000원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채굴 열풍과 더불어 국내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그래픽카드 업체 관계자는 “그래픽카드 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며 “제조업체와는 상관없이 판매점이 가격을 정하게 되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라데온RX 470 모델부터 570, 580까지 동났고 이후 지포스도 물량이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특정 브랜드는 호주에서 12만개 상당의 발주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채굴이 인기를 얻자 일각에서는 그래픽카드로 인해 관련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가 생길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채굴 광산(업자들이 채굴을 위해 만든 공장형 시스템)에서 나오는 중고 그래픽카드에 대한 문제점이 한 예로 꼽힌다.

채굴 시스템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PC방에 들어가는 그래픽카드는 하루 8~9시간 정도의 평균 사용량을 잡고 제작된다”며 “채굴로 이용되는 제품은 24시간 쉬지 않고 사용되며 (신품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RX580 등의 그래픽카드 신제품은 생산자권장가격(MSRP) 대비 가격이 약 2배 올랐다. 중고제품 가격이 오히려 MSRP와 비슷해지고 있는 추세다.

애프터서비스(A/S)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카드의 보증기간은 대부분 3년이다. 그래픽카드업계 관계자는 “만약에 A/S를 받는다고 해도 또 불량이 날 수 있다”며 “판매점은 상관이 없는데 A/S를 책임지는 유통사 입장에서는 판만큼 나중에 이를 감당해야 하므로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A/S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채굴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cjh86@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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