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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포켓몬고’ 왜 나오기 어렵나

- ‘다시쓰는 대한민국 게임강국 프로젝트’ 국회 포럼 개최
- 게임 제작부터 제작업 등록 등 규제 적용…혁신적 시도 막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포켓몬고가 국내에서 처음 나왔으면 학생들이 밖으로 나간다 등의 민원이 엄청나게 들어왔을 것이다. 제대로 등급분류를 받고 출시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안길한 변호사)

10일 국회 김경진 의원(국민의당),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공동 주최,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장 여명숙, 게임위)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다시쓰는 대한민국 게임강국 프로젝트-흑역사(黑歷史) 10년의 극복방안’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안길한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는 이날 포럼에서 ‘게임법의 구조적 한계’에 대한 주제 발표를 맡아 포켓몬고가 국내에서 나오기 어려운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서 게임을 보는 사회적 분위기를 에둘러 꼬집은 것이다.

안 변호사는 게임법이 담고 있는 규제로 혁신적 시도가 제작 단계부터 위축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갑자기 떠오르는 게 혁신이 아니라 많은 것을 시도해보면서 한 두 개씩 건지는 게 혁신”이라며 “게임법(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창의적 시도를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예로 게임제작업 등록을 들었다. 국내에서 게임 제작을 시도하려면 게임제작업 등록이 필수인데, 이 과정에서 불거진 것이 수년전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주차장 지붕 사건’이다. 오피스텔 주차장에 지붕을 올렸다가 불법 건축물 지정을 받았고 게임제작업 등록을 하지 못한 경우인데, 과도한 규제 중 하나라는 것이다. 게임 제작과 불법 건축물 지정을 별개의 건을 봐야 한다는 게 안 변호사 의견이다. 국내에서 게임제작업 등록 없이 게임 제작과 유통을 하게 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게임 유통 과정에선 셧다운제 적용에 대한 사업자의 고민이 필요하다.

안 변호사는 게임업 영업정지에 대한 행정조치도 꼬집었다. 해당 게임에 대한 처분이 아니라 회사가 운영하는 전체 게임 서비스를 한 달씩 영업정지해야 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이정훈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정정원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연구원(형사법박사)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정훈 교수는 “영업정지는 생존의 문제다. 예전처럼 공간에 대한 영업정지가 적절하지 않다. 온라인서비스는 그렇게 볼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정정원 연구원도 “영업정지 관련해서 보충해야 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안 변호사는 “제도 때문에 위축되고 결국은 모험을 피하게 되고 그렇게 되는 게 (국내) 현실이 아닌가 한다”며 “게임 규제를 개선한다고 해서 나이언틱(포켓몬고 개발사)이 나온다 볼 수 없지만 성공하든 실패하든 규제 때문에 실패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 변호사는 가상현실(VR)방이 국내에서 나오기 힘든 이유도 들었다. 이발소 등의 퇴폐영업을 막기 위해 적용된 1.3미터 이상 칸막이를 못 올리도록 만든 규제가 VR방에도 똑같이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는 VR게임을 하는 도중 칸막이를 넘어가면서 생기는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전하면서 “과연 저런 규제가 필요한가. 일단 막고 원하면 하나씩 풀어주는 방식으로 규제가 진행된다”며 정부의 행정편의적인 정책을 비판했다.

박종현 국민대학교 교수는 “과잉규제, 두꺼운 규제벽이 있어 혁신적 기업 등장이 어렵다”면서 앞선 발표자들의 의견에 동조했다. 또 박 교수는 “중첩적 규제가 되다보니 법 자체가 누더기가 되고 법 자체의 정합성까지 해치게 된다”며 “1개월 영업정지는 규정 때문에 어쩔 수없이 행사를 하게 되는데 최소침해적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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