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랭크 알고리즘 적용 이후 블로그 검색 순위 조작 마케팅 크게 줄어
- 출처(저자) 뿐 아니라 문서 단위까지 신뢰도·선호도 등 파악…딥러닝과 시너지
- 2분기 중 ‘네이버 카페·지식인’에도 C-랭크 적용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욕 많이 먹었다. 명치를 쎄게 때리고 싶다는 얘기도 들었다.”
박찬훈 네이버 소셜&트렌드 리더<사진>는 지난 12일 성남시 그린팩토리에서 가졌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블로그 검색에 ‘C-랭크’ 알고리즘이 적용된 이후 입소문(언더) 마케팅 업계에서 들었던 얘기를 꺼내 놨다. 그는 인터뷰 당시 웃으며 말하면서도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C-랭크(C-Rank)는 블로그가 특정 관심사에 대해 얼마나 깊이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는지를 기반으로 해당 블로그의 신뢰도와 인기도를 측정하는 알고리즘이다. C는 크리에이터(Creator)의 영문 첫 글자를 따왔다. 글의 출처인 블로그 크리에이터(저자)가 얼마나 좋은 글을 쓰는지 그리고 꾸준히 쓰는지가 검색 결과에 반영될 때 꽤 중요해졌다.
이 때문에 블로그 1개당 30~40만원에 거래하면서 수시로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을 시도하던 언더 마케팅 업체들이 설 자리가 크게 줄어들었다. C-랭크 알고리즘 적용 이후, 신뢰받는 출처의 글이 아닌데다 대충 글을 작성해 올려서는 검색 결과 상위 노출이 요원해진 탓이다.
최근 들어 관리가 잘 된 블로그의 가격이 1000만원까지 올라갔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마케팅 업체 입장에선 비싼 돈을 주고 샀다가 광고성 글로 인해 C-랭크가 출처의 변질을 알아챌 경우 본전도 찾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래저래 언더 마케팅 업체가 네이버에 발을 붙이기 쉽지 않은 환경이 됐다.
박 리더는 “C-랭크가 도입된 이유는 어뷰징(순위조작)을 막겠다는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꾸준히 노력하신 분들의 글을 잘 나오게 하겠다는 의도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정적인 평가가 아니라 100개가 넘는 피처들을 매일 확인하면서 순위가 갱신된다”며 “이 분이 글을 잘 쓰고 있고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는 것을 유추해 신뢰도, 인기도 등을 따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신뢰할 수 있는 블로그 저자(출처)가 갑작스럽게 변심한다면 C-랭크는 어떻게 반응할까. 이 부분이 C-랭크의 약점이기도 하다. 블로거가 수년간 좋은 글을 쓰다가도 때때로 돈을 받고 광고성 글을 게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가정한대로 언더 마케팅 업체에 블로그를 매매하는 상황도 생각해볼 수 있다.
박 리더는 “출처의 변질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모듈을 개선해 발전시키고 있다. 급작스러운 변화나 관련 피드백의 변화를 지표로 잡아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블로그 출처 단위가 아닌 ‘개별 문서 단위’의 신뢰도, 선호도 등을 파악하는 알고리즘도 연구개발하면서 서비스에 적용 중이다. 이 알고리즘은 C-랭크와 달리 외부 공개된 바가 없다.
박 리더는 “잘 쓴 글이고 또 선호되는 문서 스타일을 기계학습을 통해 패턴화해서 이런 것들을 검색에 반영하고 있다”며 “새로운 것은 아니고 예전부터 하고 있었는데 딥러닝(심층학습)과 여러 기술들이 시너지가 나면서 차근차근 실험하고 서비스에 상시 반영하는 형태로 개선이 이뤄지는 중”이라고 현황을 전했다.
C-랭크는 빅데이터를 분류하고 그 속에서 패턴을 찾아내는 기계학습 기술의 하나인 딥러닝이 촉발시킨 알고리즘이다. 빅데이터가 갖춰지고 인프라 시스템이 이를 받쳐주는 환경이 맞물리면서 C-랭크가 탄생했고 알고리즘의 발전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박 리더는 “검색 자체가 AI”라며 “2008년에도 기계학습 기술을 쓰고 있었는데 딥러닝이 브레이크스루(돌파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딥러닝, 빅데이터, 인프라 3박자가 맞아떨어져 C-랭크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리더는 향후 C-랭크가 무력화될 수 있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열어뒀다. 관련해 그는 “그에 맞춰 새로운 모델이 나올 것”이라며 “그때도 열심히 잘 쓰시는 분 중심으로 반영해나간다”고 저자 중심의 알고리즘 유지에 무게를 뒀다.
앞서 네이버는 모든 서비스 분야에 C-랭크를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네이버 카페와 지식인 서비스엔 2분기 중 적용이 확정됐다. 박 리더는 “저자의 노하우와 신뢰를 반영해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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