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국내 중소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결국 전사적자원관리(ERP)와 같은 핵심 플랫폼(디지털 코어)에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4차산업혁명과 함께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 중소기업은 아직 시작 단계다. 실제 최근 SAP가 시장조사기관 IDC와 전세계 13개국 중소기업들의의 디지털 변혁을 조사한 결과, 국내 중소기업의 소프트웨어(SW) 도입율은 높지만, 디지털 변혁 수준이 최하위로 분석됐다.
11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사진>는 “현재 많은 중소기업이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다”며 “결국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ERP와 같은 내부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이나 디지털 변혁이 ERP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사물인터넷(IoT)이나 빅데이터, 클라우드와 같은 신기술이 제대로 동작하려면 결국 내부의 기준 데이터를 정비하고 이를 외부 데이터와 잘 연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SAP의 경우도 S/4 HANA나 바이디자인 같은 차세대 ERP 제품으로 넘어가면서 대량의 데이터를 더욱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 입장에선 안정성과 보안, 컴플라이언스 등을 갖춘 기업 운영에 중심이 되는 ERP와 같은 백본 솔루션의 제대로 된 운영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그에 따르면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ERP와 생산관리시스템(MES)을 합친 SAP의 중소기업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을 도입, 소비자 취향에 맞게 원하는 오토바이의 맞춤 생산을 6시간만에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올해부터 중소기업 전용 클라우드 ERP인 ‘SAP 바이디자인’을 한국 실정에 맞게 출시하고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전망이다. 이와 함께 자사의 다양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IDC 장순열 상무는 “2015년 말부터 ‘디지털 변혁’ 얘기가 나왔는데, 이는 특정 기술이 아닌 생존을 위한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자 전략”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클라우드나 모빌리티, 소셜, 빅데이터 분석, AI와 같은 디지털 기술의 활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IDC와 SAP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의 주요 SW 도입율은 38.5%로 글로벌 평균인 32.7%에 비해선 높았지만, 디지털 변혁 성숙도는 3.3%로 낮게 나타났다”며 “이는 22%의 기업이 디지털 전환에서 이익을 얻고 있다고 답한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즉, 중소기업의 SW 도입율은 높지만 활용이 부족한 만큼, 결국 코어 플랫폼을 기본적으로 한번 맞춘 다음에 디지털 변혁 프로세스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해외 유명 스타트업을 보면 ‘플랫폼 이코노미’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플랫폼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올바른 방향성로 성장할 수 있는 코어 시스템 도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AP코리아의 파트너사인 이재진 웅진 대표도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면 실제 고민하는 것이 전사 최적화가 안 돼 있다는 것”이라며 공장과 영업, 회계 등 각 부서의 요구사항에 맞춰 전사 시스템이 도입되다보니 ERP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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