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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차세대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종속 제품 지양”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차세대 네트워크가 가상화, 소프트화되면서 장비 제조사에 종속적인 제품은 시장에서 호응을 얻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동통신사부터 제조사에 의존적인 장비 사용을 지양하는 분위기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지난 7일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 호텔에서 열린 ‘5G 네트워크 기술 공동 워크숍’을 통해 “기존 파트너인 삼성, 노키아, 에릭슨 등과 가상화·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에 대해 논의하면서 껄끄러울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제조사에 종속된 제품은 쓰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SDN과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가 대두되면서 과거와 달리 제조사의 네트워크 장비 접근 방향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하나의 장비에 결합돼 하드웨어만으로도 고가로 팔리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상용 서버에 필요한 서비스를 가상화 기능으로 올리고, 특정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진 셈이다.

박 원장은 “가상화 기술이 더 가치 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물론, 과거에는 해당 업체에 요청하면 오너십을 가지고 네트워크 장비에 대한 책임을 졌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이제 혁신과 자동화 관점에서 개방형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SK텔레콤은 자사 차세대 네트워크를 ‘앳스케일(Atscale)’ 아키텍처로 명명했다. SDN·NFV 기반 아키텍처 위에 블록 단위로 서비스를 올리는 방식이다.

박 원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딥러닝 등을 통해 계속 발생하는 데이터를 자동 학습하고 운영자가 알기 전 시스템이 미리 문제를 예측할 수 있을 정도라면 5G에서도 서비스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통사가 SDN·NFV 시장에 관심을 내비치는 것은 그만큼 네트워크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페이스북은 기직국을 만들고, 구글은 ‘클라우드 3.0’에서는 네트워크가 사라질 것이라며 SDN·NFV를 활용해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를 구현키로 했다. 또, 중국에서는 경쟁력 있는 저가의 화이트박스 형태 서버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원장은 생태계 구축을 주창하며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들이 충분히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SK텔레콤도 X86 서버에 실리콘밸리 업체의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장비를 도입했는데, 잘 작동하고 있다”며 “이제 국내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을 보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T도 SK텔레콤과 같이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형 데브옵스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개발과 운영을 동시에 하는 데브옵스는 5G 시대 중요 요소로 꼽힌다.

백은경 KT 상무는 “데브옵스가 구현되지 않으면 오픈된 여러 컴포넌트를 결합해 쓰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으며 오히려 불편해질 수 있다”며 “데브옵스가 잘 되려면 소프트웨어 인력이 중요하며, 시스템 레벨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러한 인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권경인 에릭슨엘지 상무는 국내 사업자들이 로라와 NB-IoT 등 저전력 장거리 통신 기술(LPWA)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실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부분은 고성능 저지연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권 상무는 “로라, NB-IoT로 IoT를 확대할 수는 있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산업은 헬스케어 등 고성능 저지연이 필요한 곳”이라며 “사업자들이 버티컬 인더스트리와 협력해 수익을 꾀하지 않으면 4차 산업혁명이 삐거덕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고성능 저지연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며, 다른 산업과 함께 해야 한다”며 “에릭슨은 공장자동화, 자동차 산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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