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세상 모든 것이 배송이 되는 시대다. 국내도 해외도 가리지 않는다. 당일배송을 넘어 총알배송까지. 배송경쟁은 끝이 없다. 각종 물건이 다 배송이 되다보니 ‘빠름’보다는 ‘질’이 차별화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신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스박스에 냉매를 담아 보내주는 것은 기본이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 포장만으로 과연 이 음식은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며 나에게까지 왔다는 것을 믿을 수 있을까. 세상이 하도 흉흉하니 의구심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얼마나 신선하게 상태를 유지하며 배송이 이뤄졌는지는 온도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다면 되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관련 센서 등의 가격이 비싸 하지 못했던 일이지요. 우리의 솔루션을 활용하면 저렴한 가격에 판매자도 배달자도 소비자도 믿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티케이에스(TKS) 이혁진 대표<사진>의 말이다. 그는 사물인터넷(IoT)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반도체와 통신기술을 활용한 ‘T태그’로 배송 전 구간의 온도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콜드체인’ 솔루션을 내놓았다. 센서는 배터리를 없애 부피와 가격을 내렸다. 전원은 리더기가 공급한다. 전원이 없어도 데이터를 읽고 쓰는 교통카드를 연상하면 된다. 교통카드가 지갑에 있어도 리더기를 접촉하면 요금이 나가듯 센서는 포장을 뜯지 않아도 온도를 알려준다. 이 온도는 애플리케이션(앱)이나 PC를 통해 바로 알 수 있다.
“상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려지는 식품이 연간 7000억원, 전체의 30%나 됩니다. 전 구간의 온도를 알 수 있게 되면 지속적인 냉동냉장 상태를 유지하지 않아도 이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소비자의 신뢰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셈이지요.”
티케이에스의 경쟁력은 가격이다. 수만원에서 수십만원에 이르는 온도 체크 기기를 수백원대의 센서로 대체했다. 국내 연간 택배 배송은 업계 추산 18억개. 미국과 유럽은 이미 신선배송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규제기관의 관리도 받고 있다. 티케이에스는 TNT익스프레스코리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신선식품뿐 아닙니다. 온도를 지켜야하는 백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합니다. 해외에서 우리 기술에 관심을 갖는 것도 그래서겠지요. 중국 진출도 논의 중입니다. 전 세계 먹거리가 각지의 소비자를 찾아 움직이는 시대입니다.”
국내 서비스는 SK텔레콤과 우선 손을 잡았다. 개별 상품 뿐 아니라 전체 물류를 감시할 수 있도록 SK텔레콤 IoT전용망 ‘로라(LoRA)’와 연결해 온도를 기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티케이에스는 SK텔레콤의 창업지원프로그램 ‘브라보 리스타트’ 4기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열린 ‘IoT국제전시회’도 SK텔레콤 전시관에 공동 참여했다.
“포장을 뜯지 않아도 내부의 온도를 알 수 있는 신선택배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기술을 보유했다고 자부합니다. 누구나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센서의 형태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서 또 다른 가치를 전달할 수도 있고요.”
집 앞에 놓인 택배나 무인택배함의 음식을 ‘과연 먹어도 될까’ 고민할 필요가 이젠 없어지는 것일까. 성큼 다가온 IoT 세상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줄까. 신선택배 시장에 새바람이 예상된다. 미풍일지 태풍일지 이후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