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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 모두 280원?…공정위, 지상파 재송신 대가 담합 의혹에 칼 빼들까

- 시청률·가입자 다른데 대가는 동일…방문진 회의서 지상파 3사 공동대응 정황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상파 방송 3사가 IPTV, 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들과 콘텐츠대가협상 시 담합 여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7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상파 실시간 재전송 문제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다"며 "지상파와 케이블 사업자간의 힘겨루기가 표면적 갈등이라면 방송사간 경쟁제한 및 담합소지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 의원은 "지상파 3사가 협상과정에서 MBC를 주도로 해 과거나 현재 모두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비춰볼 때 담합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제조원가가 다 다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똑같다는 것은 분명한 담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IPTV와 케이블TV 등은 지상파 실시간 방송의 재송신대가로 각 지상파 방송사에 가입자당(CPS) 280원을 지불하고 있다. 유료방송사 가입자 규모와 지상파 방송사들의 시청점유율도 전부 제각각이지만 재송신대가는 10원의 오차도 없이 모두 동일하다. 자연스레 담합 의혹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CPS 280원은 어떻게 산출된 것일까. 방송업계에 따르면 초기 CPS 협상 때 유료방송 가입자 1000만명에 연간 총 1000억원을 지상파에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렇게 계산하면 1인당 1만원인데 12개월로 나누고 이를 다시 지상파 3사에 배분하게 되면 각 사별로 277.8원이 나온다. 이렇게 CPS 280원이 산출됐다는 것이다.

어찌됐든 CPS가 왜 280원으로 동일한지, 구체적으로 어떤 산출공식에 의한 것인지는 공개된 바 없다. 콘텐츠 대가에 대한 논란 때문에 과거 방송통신위원회는 대가산출에 대한 연구 및 의무재송신 채널지정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연구결과는 발표되지 않았고, 의무재송신 채널 지정 문제도 흐지부지됐다.

실제 지상파 3사가 재송신 대가 문제와 관련해 공동대응 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도 존재한다.

지난해 9월 10일 방문진 회의에서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은 재송신료 확보를 위한 대처방안을 묻는 질문에 "재송신 규제 입법, 케이블 업체와의 다툼 등은 지상파가 공조해서 소송을 다시 수행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답한 바 있다.

또한 재송신 대가 부분은 아니지만 지상파 방송3사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대응 한 바 있다. 올해 초 방문진 회의에서 한 익명의 이사의 인수합병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은 "3사가 모여서 결합상품의 폐해나 방송의 기능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재송신, 미디어 인수합병 등 지상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대응한 것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국감에서 "가격이 같다는 것만 가지고 담합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담합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담합 여부를 조사해 보고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상파 방송 3사와 케이블TV간 재송신 협상이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공정위의 담합조사가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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