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위기의 케이블TV 업계가 과거와 현재 진단을 통해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를 가졌다. 한국미래케이블포럼은 29일 오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케이블 어디로(케이블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4명의 교수가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로 나누어 케이블의 현황과 나아갈 길, 정책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정책적 배려와 유효경쟁정책 등도 케이블 위기 해결책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업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았다.
최성진 서울과기대 교수는 케이블TV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 실현이 시급한 것으로 보았다.
업계가 추진하고 있는 '원-케이블'이 말 뿐이 아니라 서비스 통합, 네트워크 통합 단계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네트워크는 SPC 등 전국의 운영체제를 갖추고 사업자들은 라스트 1마일만 갖고 서비스를 한다면 규모의 경제가 더 커질 것"이라며 "서비스에 대한 원케이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교수는 가구 중심의 서비스에서 개인 중심 서비스로의 전환이 시급한 것으로 보았다.
그는 "젊은 측의 소비는 개인 중심이다"라며 "UI, UX를 통일하고 클라우드 기반을 만들어 개인 중심의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재호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케이블TV 업계의 투자의지와 사고변화를 주문했다. 지나치게 정책배려에 의존하기보다는 투자 등 적극적인 위기극복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위성, IPTV 뿐 아니라 OTT 등 방송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케이블은 지나치게 정책에만 의존하고 있다"며 "위기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준비가 안돼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한편에서는 원케이블을 외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매각을 추진하는 식"이라며 "투자는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이지 이익이 보장된 것에만 투자하겠다는 것은 진정한 투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 방안도 제시됐다.
박승권 교수는 기술과 인프라를 중심으로 2020년 전까지 ALL-IP 도입 등 차세대 케이블 시스템을 비롯해 스마트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통합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구축, 네트워크 고도화 등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 교수는 2020년 이후로는 전국의 디지털미디어센터(DMC)의 물리적 통합 등 전국단위의 원-케이블을 완성해야 할 것으로 보았다.
그는 "방송통신 서비스는 급변하는 격랑기를 맞이하고 있고 앞으로도 한동안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케이블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현재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효율화 및 진화는 계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법무법인 세종의 이종관 전문위원도 투자를 강조했다. 적극적인 투자의지 없이 정부의 정책에만 의존해서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위원은 "아날로그 서비스를 강제 종료하고 서비스 고도화 및 플랫폼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며 "SO 협력체에 따른 규모의 경제 실현과 통신사업자와의 경쟁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블TV 업계의 위기를 불러온 모바일 부재에 대해서는 발표자들 모두 점진적인 시장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현실적으로 제4이동통신 진출은 투자 리스크가 큰 만큼, 동등결합이나 알뜰폰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역량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최성진 교수는 "이통사와 단순한 동등결합을 하기보다는 할인율을 케이블 사업자가 정해서 할 수 있을 만큼의 동등결합이라면 시도해볼만 하다"며 "제4이동통신의 경우 여러 사업자가 협력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전초 작업으로 케이블 중심의 동등결합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종관 위원도 "단순히 한 케이블 사업자만으로는 효과가 크지 않지만 1500만 가입자가 시장에 들어온다면 꽤 큰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며 "처음에는 동등결합, 알뜰폰 등 사업포트폴리오를 다양화 시켜 가입자를 확보한 이후 SO들이 협력해 1500만으로 확장하는 것이 순서상으로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