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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보기만 해도 즐겁다…아재도 아가씨도 홀린 ‘블소 토너먼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엔씨소프트(www.ncsoft.com 대표 김택진)가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개최한 블레이드&소울(블소) e스포츠대회 ‘블소 토너먼트 2016 코리아 파이널’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는 가수들의 콘서트와 함께 진행돼 문화축제로 거듭났다. 대회가 잡힌 13일과 14일 앞뒤로 하루씩 추가해 ‘피버 페스티벌(FEVER FESTIVAL)’이 진행된다. 12일부터 15일까지 총 18명 가수(팀)가 무대에 올라 해운대의 밤을 달궜다. 행사 유료 티켓 관객만 3만명이다. 백사장을 거닐다 먼발치에서 행사를 관람하는 사람들도 넘쳐났다.

토너먼트가 막 내린 14일은 부산지역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무더운 아침기온(28.3도)을 기록했다. 112년만이다. 관객들은 이 같은 찜통더위에도 아랑곳없이 한여름 밤의 블소 축제를 즐겼다. 블소 축제의 열기가 열대야마저 무릎 꿇렸다.

심승보 엔씨소프트 상무는 “부산의 더위보다 블소 관람객들의 열기가 더 뜨거웠다”며 “업데이트를 확실하게 해드릴 수 있도록 (관람객들의 응원열기를) 가슴 깊이 새기고 돌아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무협은 남자의 로망 아니었나…여성들도 대거 관람
=블소는 무협 온라인게임이다. 블소 토너먼트는 기공사, 권사, 암살자, 검사 등 캐릭터들의 고유의 무술로 실력을 겨루는 대회다. 무협지에서나 등장할 법한 무협 기술들이 화면 속에서 펼쳐진다. 반격에 반격을 거듭하는 블소 캐릭터들의 비무는 보는 이들의 넋을 빼놓는다. 여타 e스포츠 대회보다 눈이 즐거운 것이 바로 블소 토너먼트다.

블소 e스포츠대회를 보면 여성 관람객들의 비중이 상당히 많다. 이른바 아재를 대변하는 남자 관람객들이 대다수일 것이라 생각했다면 오판이다. 실내 e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블소 토너먼트 16강전에서도 여성이 전체 관람객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였다. 블소에 등장하는 린족이 귀여워 여성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블소 e스포츠는 해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 수준이 눈에 띄게 올라갔고 자연스럽게 팬덤이 형성되는 중이다. 올해 토너먼트가 열린 해운대 현장에서 체감한 블소 e스포츠 인기는 예상한 것 이상이었다. 관객들은 선수들의 손짓 하나에, 캐릭터들의 무협 기술 하나에 열광했고 또 함성을 질렀다.

e스포츠, 블소로 새로운 가능성 열어=기존 e스포츠는 전략시뮬레이션, 스포츠, 총싸움(FPS), 레이싱 장르의 종목이 많았다. 국내에선 대전액션 종목이 전무하다. 블소가 등장하기 전까진 그랬다.

블소도 정확히 말하면 스트리트파이터나 철권 등의 대전액션은 아니다. 블소에선 2차원 평면의 스테이지(무대)가 아닌 3차원의 대련장을 종횡무진하면서 대결을 벌인다. 대련장 끝에 서있다가도 순식간에 상대방 코앞으로 다가와 일격을 날리기도 한다. 보는 이마저 시원하게 만드는 연타 기술도 심심치 않게 터진다. 상대방을 공중에 띄워놓고 순식간에 20연타를 넘기기도 한다. 블소 토너먼트는 e스포츠 종목의 다양성 측면에서, 내용 측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블소 토너먼트는 경기 외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시도가 있었다. e스포츠 대회를 가수 콘서트와 연계해 문화축제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부산시가 피버 페스티벌의 흥행을 위해 가수 섭외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진다.

게다가 블소 토너먼트는 전좌석이 유료다. 외산 e스포츠종목 외엔 유료 좌석제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e스포츠 유료화를 진행했고 전석 매진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개막전 티켓의 경우 판매 개시 1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경광호 홍보팀 차장은 “여름 시즌 최고의 명소인 해운대에서 블소의 팬들은 물론 게임을 잘 모르는 대중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블소 e스포츠와 뮤직 콘서트라는 콘텐츠를 연결한 새로운 형태의 여름 축제를 준비했다”며 “피버 페스티벌은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을 지향하는 엔씨소프트의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소 태그매치전 우승팀 GC Busan
블소 태그매치전 우승팀 GC Busan
첫 정규 태그매치전, 성공적 마무리=블소 토너먼트 태그매치는 경기 도중 선수를 교체(난입)하는 태그매치 방식을 도입해 진행하는 첫 정규 리그다. 앞서 진행된 개인전(싱글)보다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경기다.

태그매치에선 예상대로 예측불허의 경기가 펼쳐졌다. GC Busan(부산)이 우승 유력팀 Winner(위너)를 3대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Winner는 2015 시즌1 우승자 윤정호, 2015 시즌2 우승자 권혁우, 2015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김신겸이 소속돼 최강의 경기력을 갖춘 팀으로 평가됐지만 최성진, 황금성, 심성우 선수가 뭉친 GC Busan의 막강 화력 앞에 번번이 밀렸다.

GC Busan은 태그매치전의 핵심인 난입 요소를 적절히 활용했다. 첫 세트를 압승으로 가져간 뒤 2세트도 상대방의 난입을 잘 막아내면서 체력 차이를 벌려 승리를 따냈다. 3세트에선 위너가 저력을 뽐냈다. 35연타를 성공시키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위너의 반격은 거기까지였다. 4세트에선 GC Busan의 심성우가 싱글 우승자 김신겸을 제압했고 황금성이 공중 연타로 승부를 확정지었다.

황금성 선수는 “개인전에 다 떨어진 사람들이라 (태그매치전을) 정말 많이 준비했다”고 강조한 뒤 “남들 잘 때 더 연습했다. 그래서 그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최성진 선수는 “태그매치는 전략과 선수 간 호흡이 중요한 것 같다. 주변에선 (개인전보다) 태그매치가 더 재미있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블소 토너먼트 2016 코리아’ 총 상금은 2억4600만원 규모다. 싱글(개인전)과 태그매치 1위는 각각 2000만원과 5000만원을 가져가게 된다. 싱글 1~3위와 태그매치 1, 2위팀이 월드챔피언십에 한국대표로 진출하게 된다.

<부산=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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