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텔링선 AI 제한적 활용…“AI는 재미를 모른다”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 3월, 인공지능(AI)이 인간 바둑 최고수를 이겼다. 구글 딥마인드의 AI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 4대1로 압승을 거둔 것이다. 인간의 사고를 본뜬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본 순간이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알파고는 바둑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전 학계에 먼저 충격을 안겼다. 벽돌깨기(Atari Breakout) 게임을 통해 경악할 만한 AI의 수준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붙기 전 대형 사고를 칠 것을 미리 감지한 셈이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은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증강현실, 웨어러블컴퓨팅 등이 오늘날 게임산업을 새롭게 진화시켜줄 융합인프라”라며 “방향성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개회사를 했다.
이날 정재승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교수가 강연에 나섰다. 정 교수는 “알파고 충격을 학회에서 먼저 받았다”며 벽돌깨기 게임 얘기를 꺼냈다. 알파고가 세상에 나오기 전 데이비드 실버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담당 과학자(박사)가 ‘딥 Q-러닝’ AI 시연을 위해 벽돌깨기 게임(www.youtube.com/watch?v=V1eYniJ0Rnk)을 구동한 것을 언급했다.
그때 구글 딥마인드 AI는 화면 밑 부분에서 벽돌을 튕겨내기보다 벽돌사이로 구슬을 집어넣어 화면 상단의 벽과 벽돌끼리 부딪히면서 더욱 빨리 벽돌을 없애는 ‘신의 손놀림’을 보였다. 정 교수는 “하다보니까 어떻게 치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안 것”이라며 “특정한 영역에 터널을 만들어 위에서 내려치면 더 많은 벽돌이 깨지는 게 훨씬 더 좋은 전략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AI는 벽돌깨기나 바둑 등 게임의 영역을 통해 새로운 진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제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부문에서도 진화의 촉매가 될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우선 AI의 자연어처리 능력이 크게 발전 중이다. 애플의 ‘시리’나 아마존의 ‘에코’가 주요 사례다. 이 중 아마존 에코의 경우 출시될 당시엔 엉뚱한 답을 곧잘 했지만 지난 4년간 질문 데이터가 쌓이고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웬만한 일상적인 질문엔 답을 잘하는 수준까지 고도화됐다.
정 교수는 “이 시장은 데이터를 제공하면서 인공지능이 함께 진화하는 방식으로 상업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그 정도 퍼포먼스를 낸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초 일본에서 AI가 쓴 단편소설이 호시 신이치 문학상 1차 예비심사를 통과하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 정 교수는 “매년 (AI가 쓴 소설을) 내오다가 이번에 통과했다. 인공지능 관점에서 자신의 생각을 쓴 것인데 잘 썼다보다는 설정 자체를 기발하게 만들어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스토리텔링을 도와주는 AI가 나올 것”이라며 “아직은 진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선 우리의 전뇌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AI 연구에서 ‘내러티브 인텔리전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야기하는 지능을 일컫는 것으로 인간처럼 어떻게 이야기를 재미있게 통찰력을 갖추면서 전달할지가 핵심이다. 똑같이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 나서도 그 속에서 재미있는 이야기 구조를 갖춰 여기에 감정을 더해 대화를 진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인간만의 고등적인 사고로 AI가 이 영역에 다가가긴 위해선 많은 난관이 있다.
정 교수는 “기존 인공지능 시스템들이 이야기를 분석해 추출한 룰들을 이야기로 만들려 하거나 기존 데이터를 조합해서 이야기를 만들려다보니 좋은 퍼포먼스가 안 나온다”며 “좋은 이야기가 나오려면 인공지능이 재미를 알아야한다. 슬프다, 통찰력을 주는구나도 평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 교수는 “내러티브 인텔리전스는 쉽게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어렵다”며 “감정이란 게 인간이 수만년간 서서히 공을 들여서 얻게 된 고등한 능력인데 인간도 이해조차 하지 못해 지금은 컴퓨터에게 넣어줄 능력이 없다”고 현황을 전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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