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전 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이 19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2% 성장한 가운데 퀄컴이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용 시스템온칩(SoC) ‘스냅드래곤 웨어 1100’을 공개해 관련 시장이 한층 뜨겁게 달아올랐다.
현재 웨어러블 기기 시장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계속해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출하량 순위가 매 분기마다 뒤바뀌고 있다. 이런 와중에 조본이 수익성 악화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철수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고 피트니스 밴드를 통해 나스닥 상장까지 성공한 핏빗은 주가가 작년 8월 51달러를 돌파했으나 지금은 14달러대로 무너졌다. 연이은 실적악화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이 혼탁한 이유는 스마트폰보다 빠르게 저가 공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핏빗이 잘 나갈 때만 하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그리 크지 않았으나 지금은 중국 업체에서도 비슷한 제품을 대거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이들 업체가 내수 판매에 집중하고 있으나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을 그만큼 공략하기 어려워졌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성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퀄컴은 올해 초 발표한 ‘스냅드래곤 웨어 2100’에 이어 스냅드래곤 웨어 1100으로 새로운 웨어러블 기기 시장 개척에 나섰다. 스마트 글래스부터 만보기와 같은 단순한 형태의 제품에 이르기까지 어떤 종류의 웨어러블 기기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핵심 골자다. 여기에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연결성을 강화하고 저전력, SoC 경쟁력을 통한 사물인터넷(IoT) 시장 지배력 강화라는 전략이 숨어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 손쉽게 제품 디자인과 개발이 가능한데다가 이동통신사와의 협업이 가능하다.
특히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하이실리콘, 미디어텍 등이 빠르게 경쟁력을 끌어올린 상황이지만 모뎀과 RF칩에 있어서만큼은 퀄컴의 경쟁력을 앞서는 업체는 없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AP도 설계자산(IP) 재설계와 함께 자체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아키텍처가 워낙 탄탄하고 미세공정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나름대로 재주껏 활용하는 상황이어서 크게 아쉬운 부분은 없다. 오히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중저가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날수록 원칩에 강한 모습을 보인 퀄컴이 시장점유율을 더 견고히 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글로벌 IoT 시장규모는 오는 2020년 3조110억달러, IoT 단말기 보급 대수는 208억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타이페이(대만)=이수환 기자>shulee@insightsemic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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