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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1주년기획/방송통신②] PP의 반란…흔들리는 지상파

방송통신 시장이 격변하고 있다. 경쟁사의 가입자 빼내기 경쟁은 점점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통신사들의 유료방송 시장 진입으로 경쟁은 결합상품이 대세가 됐고 대형 인수합병(M&A) 시도를 통한 신성장동력 발굴도 한창이다. 미디어 시장은 기존의 서열이 파괴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상파 방송의 광고 매출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종합편성PP와 CJ를 비롯한 대형 PP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1주년 특집으로 급변하고 있는 방송통신 시장에서의 최신 이슈를 점검하고 앞으로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를 조망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근 수년간 방송시장에서 나타난 변화를 꼽자면 IPTV의 급성장과 지상파 방송사들의 영향력 축소를 들 수 있을 것이다.

IPTV의 성장은 통신 3사의 자금력, 브랜드 등을 감안할 때 충분히 예상됐던 부분이다. 방송통신 시장의 경쟁환경은 결합상품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블TV의 모바일 부재와 더딘 디지털전환은 뒤에서 IPTV를 밀어주는 형국이다.

콘텐츠 측면에서는 다양한 콘텐츠제공사업자(PP)의 성장을 꼽을 수 있다. 이 역시 아날로그 방송의 종료로 유료방송사들의 채널제공의 한계가 사라졌기에 가능해졌다. 방점을 찍은 것은 4개나 되는 종합편성채널의 등장이다. 종편 4사는 예상과 달리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여기에 PP 업계의 강자 CJ E&M은 유료방송 PP 중 절대강자 자리를 지키는 것을 넘어 지상파 방송을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유료방송 PP는 방송의 디지털화에 따른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같이 이뤄내고 있다. 반면 이들의 성장은 지상파 방송에게는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2015년 텔레비전 방송채널 시청점유율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시청점유율은 47.225%로 집계됐다. KBS1이 13.210%로 1위였고 MBC(12.240%, 본사+지역사 합산), KBS2(11.288%), SBS(5.732%)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불과 수년전인 2011년 점유율은 60.446%에 달했다. 4년만에 10%p 이상이 다른 채널, 즉 유료방송 PP로 빠져나간 셈이다.

실제 종편 4사의 연도별 시청점유율은 0.296%(2011년 12월 1개월치만 산정)에서 2012년 5.026%, 2013년 8.918%, 2014년 11.813%, 2015년 13.915%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YTN, 연합뉴스TV 등 보도채널 시청점유율도 상승세다. 이밖에 CJ 계열PP들의 시청점유율도 2014년 7.718%에서 2015년 9.335%로 높아졌다.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응답하라’, ‘꽃보다~’시리즈, ‘삼시세끼’ 등 CJ가 내놓는 드라마나 예능마다 시청률, 화제성 측면에서 모두 지상파를 압도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의 경우 시청률이 떨어지다보니 자연스레 광고매출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 2014년 지상파방송 광고시장 규모는 1조9013억원으로 전년대비 8.3% 감소했다. 전체 광고시장에서의 점유율도 57.8%로 1.8%p 축소됐다.

올해 들어서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 1~2월 지상파 방송3사의 광고매출(TV, 라디오 합계)은 전년 동기대비 약 24%가 폭락한 월 매출액 1000억원 이하에 머물렀다. 99년 IMF 경제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것이 지상파 방송업계의 설명이다. 협찬 매출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이 얘기는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렸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반면, 케이블PP와 종합편성의 광고매출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CJ의 광고 매출은 2005년 65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2868억원까지 상승했다. 2005년에 비해 341.2%나 증가한 것이다. CJ 계열이 아닌 다른 PP의 광고매출도 2005년 5353억원에서 2014년 1조2258억원까지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미 CJ E&M의 주요 프로그램 중간광고 단가는 지상파를 넘어섰다는 얘기도 있다.

방송의 디지털전환 이후 매년 반복되고 있는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재송신 및 VOD 대가 분쟁이나 지난해 700MHz 주파수 논란 등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광고매출 축소로 인한 새로운 수익원을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해결하고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지위 유지를 위해 주파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셈이다.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의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 반대 역시 PP들의 성장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당분간 지상파 방송 3사의 영향력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방송시장에서의 지상파 방송의 지배력 축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대로 PP들의 성장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이 시장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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