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텔레콤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매출과 이익 정체가 여전하다.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은 하락세다. 지난 1분기 SK텔레콤은 투자를 대폭 줄였다. 실적 방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를 위해 미래를 담보로 맡긴 셈이다.
28일 SK텔레콤은 2016년 1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2280억원과 4020억원이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및 전년동기대비 각각 3.4%와 0.3% 떨어졌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0.1% 올랐지만 전년동기대비 0.1% 줄었다.
1분기 SK텔레콤의 ARPU(가입비 제외)는 3만6414원이다. 전기대비 266원 내려갔다. 롱텀에볼루션 가입자는 1분기 기준1952만6000명. 전기대비 54만6000명 증가했다. 전체 가입자 중 LTE 비중은 67.5%로 전기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LTE 가입자와 가입자 비중이 늘었지만 ARPU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가입자 확대와 점유율 유지 전략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이어갈 수 없다.
단말기유통법 시행으로 도입한 선택약정할인은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매출이 감소한다. 현재 할인율은 20%. 데이터 중심 요금제 구조를 감안하면 SK텔레콤이 기대할 수 있는 가입자당 최대 ARPU는 5만9900원이 아니라 선택약정할인율을 적용한 4만7920원으로 내려간다.
또 SK텔레콤은 KT나 LG유플러스와 달리 마케팅비 측면에서 단말기유통법 회계조정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체 경쟁 완화 덕은 봤지만 지원금으로 나가는 돈은 여전히 마케팅비로 계상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단말매출에서 빼는 것과 다르다. SK텔레콤 마케팅비가 KT· LG유플러스와 달리 시장 안정화에도 불구 큰 폭의 감소가 없는 이유다. SK텔레콤의 1분기 마케팅비는 7170억원. 전기대비 0.6% 전년동기대비 15.3% 내려갔다. 추세를 고려하면 향후 SK텔레콤의 마케팅비는 7000~8000억원을 오갈 전망이다. 수건을 짜는 것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사면초가다. 전통적 영업방식으로 실적개선은 쉽지 않고 신성장동력의 결과물 도출은 지연되고 있다. SK텔레콤이 야심차게 추진한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은 정부 검토 지연으로 기약 없이 표류 중이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SK텔레콤의 선택은 투자 축소. 불가피해 보이지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SK텔레콤의 1분기 투자는 780억원. 전기대비 90.5% 전년동기대비 75.5% 덜 썼다. 젼기만큼 집행했다면 영업이익 반 토막 전년동기만큼 집행했다면 적자전환이다. 미래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연초 예정한 2조원 투자 계획은 변동이 없다고 했지만 앞날은 모르는 법이다. 물론 1분기 투자 최소화는 주파수 경매 결과 관련 불확실성 대비 차원도 있다.
한편 SK텔레콤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황근주 전략기획부문장은 “SK텔레콤은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 중심으로 경쟁력과 수익성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고객과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차세대 플랫폼 사업자로서 변혁을 통해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