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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시대 혹독한 구조조정, 불가피한가…“너무 걱정 말아요”

[특별대담 / 디지털시대 금융전략 (최종)] 김종완 우리FIS 상임고문

높은 시청율을 기록했던 ‘응답하라 1988’에서 덕선이 아버지는 한일은행 검사부 직원으로 등장했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지만 결국 은행권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할 수는 없었다.

김종완 고문은 이 장면에서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 없었고 먹먹했다”고 말했다. 김고문은 한일은행과 합병한 상업은행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사실은 우리들의 얘기”라고 말했다.

김종완 고문은 본지와 가진 특별대담을 정리하면서 IMF 외환위기의 여파로 혹독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던 20년전과 현재의 은행의 모습, 어떻게보면 그때보다 더 혹독한 변화를 앞두고 있는 현재를 여러 각도에서 진단했다.

본지는 김 고문과 만나 지금까지 몇개의 주제로 나눴던 얘기를 다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고문은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 비대면채널 전략과 디지털금융 전략의 전환 등 다양한 주제이지만 사실은 하나의 주제로 묶을 수 있는 종합적인 관점에서 이 분야의 전문가다운 해법을 제시했다.

먼저 핀테크 기업은 국내에선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기때문에 국내 은행권과 경쟁보다는 공생의 전략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핀테크 기업들은 해외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정리했다.

실제로도 현재 국내 주요 은행들은 결제, 해외송금, 생체인식시스템 등 핀테크 관련 기업들과 활발한 협업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는 당초 ‘형식적인 협력에 그칠 것’ 이라던 예상보다는 훨씬 긍정적인 모습이다.

이와함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일단 출범 그 자체는 의미가 있으나 당분간은 기존 은행권의 견고한 시장 방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은행권이 가진 모바일은행 서비스의 경쟁력이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따라서 김 고문은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때 은행권은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협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무점포 운영에 따른 비용절감을 통해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점차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마케팅 능력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고문은 아울러 “기본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회사이며, 금융회사라는 본질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김 고문은 “우리나라가 중국의 인터넷전문은행 모델을 많이 참조했는데, 최근 중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의 실적은 좋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것은 결제기술 등 너무 기술적인 부분에만 몰입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고문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과 관련, 다른 관점에서 이를 해석했다. “국내 은행권이 정말 두려워하는 것은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꼽았다.

“꼭 카카오뱅크, K뱅크가 아니더라도 금융시장의 파이를 나눠먹는 플레이어가 이제는 늘어난다는 점에서 은행권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도 IMF 외환위기 이후 지금까지 근 20년간 국내 은행권에서는 통합과 구조조정의 역사였을뿐 신규 플레이어의 시장 진입은 없었다. 이제는 기존 플레이어들간의 경쟁이 아니라 다른 외부의 누군가과 나눠야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 고문은 비대면채널 시대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충격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고문은 “비대면채널, 디지털금융의 확산으로 점포가 지금보다 50% 정도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고문은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비대면 채널로 대체하는 데 따르는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처럼 은행당 1000개~1500개씩 전국 점포를 운영하는 모습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점포전략은 허브 앤 스포크전략에 따라 센터형 점포로 통합되고, ODS(아웃도어세일즈)가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함께 기존 오프라인 점포의 축소는 반드시 직원의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김 고문은 “사실 지금부터라도 비대면채널 시대에 적합하도록 직원의 전문성을 확보하기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김 고문은 “오프라인 점포가 줄어들면 직원들도 그와 비례해서 줄어들겠지만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은행이 기존 오프라인 중심 비지니스를 축소하는대신 신수종 사업을 확장하는 둥 그만큼 새로운 인력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 고문은 비대면시대의 본격화로 사실상 혹독한 점포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충분히 이같은 공포를 극복할 아이디어가 제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관련 김고문은 얼마전 국내 은행권에서는 기존 은행 점포를 도시형 임대 오피스텔로 변모시키기한 계획을 구체화시킨 사례가 있는데 이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비대면채널 시대에선 은행의 역할도 기존보다는 훨씬 더 역동적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이같은 도전과 기회의 확장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고문은 “ICT기업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진입을 허용했듯이 은행도 이종 산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들어 은행이 소셜플랫폼의 운영회사가 될 수 있고, 중국 등 해외 신흥시장 고객을 대상으로 부동산 중개와 관련한 신사업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박기록 기자>rock@ddai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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