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보통 중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기반 기업으로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가 거론된다. BAT는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초대형 기업들이다.
이 중 텐센트의 지난해 매출만 봐도 네이버와 카카오, 넥슨, 엔씨소프트 등 국내 인터넷 산업 선두 기업들의 매출 총합을 훌쩍 넘어선다. 텐센트의 작년 매출은 158억달러(약 18조원), 이 가운데 게임 부문만 87억달러(약 10조원)이다.
중국의 무서운 점은 BAT뿐만 아니라 이들의 뒤를 잇는 차세대 기업들이 많다는 것이다. 기자가 지난 26일 방문한 치타모바일이 대표적인 차세대 인터넷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의 신사옥을 돌아보면서 느낀 점은 ‘중국 기업들이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치타모바일은 최적화 앱 ‘클린마스터’ 등을 앞세워 전 세계에서 6.35억명(2015년 4분기 기준) 월사용자(MAU)를 확보했다. 이 중 해외 비중이 78%이다. 유럽 지역의 MAU 비중만 28%나 된다. 치타모바일은 이 같은 거대 MAU를 기반으로 광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36억8442만위안(약 6500억원)으로 대부분 광고 사업으로 벌어들였다.
앞서 치타모바일은 BAT가 주목한 기업으로도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모두 치타모바일에 직접 투자했다. 샤오미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치타모바일이 있게 된 배경이다.
치타모바일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내수 시장에서 자사와 연매출이 엇비슷한 규모의 인터넷 기반 기업이 상당히 많다고 한다. 특히 게임 분야를 포함하면 그 수가 크게 늘어난다. 이들 기업은 생존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신경보가 전한 마윈 알리바바 회장의 발언도 중국 내 시장 현황을 담고 있다. 경쟁이 대단히 치열하게 벌어지는 모양이다. 그는 지난 23일 중국 녹색경영기업 연차총회에서 “BAT 독점 구조가 3년이면 달라질 것”이라며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는 선두 그룹 간 경쟁은 치열하지만 산업계 허리에선 경쟁이 실종됐다. 중견이라고 부를만한 기업이 자취를 감춘 까닭이다. 제2의 네이버, 카카오 또는 제2의 넥슨, 엔씨소프트라고 부를 만한 기업을 꼽기가 쉽지 않다.
이대로 간다면 조만간 한중 인터넷 산업 경쟁력은 눈에 띄게 차이가 벌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최고의 인재에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그래서 인재가 더욱 몰리는 곳이 바로 중국의 인터넷, 게임 분야다. 3년 뒤, 중국이 더더욱 무서워질 듯하다.
<베이징(중국)=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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