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전자가 1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다. 7분기 만에 영업이익 5000억원 대를 회복했다. 전통적 효자종목 가전에 TV가 힘을 보탰다. 환율과 비용절감 덕도 봤다.
11일 LG전자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조3621억원과 505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8.2%와 4.5%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와 전년동기대비 각각 44.8%와 65.5% 급증했다. 증권업계는 LG전자가 올 1분기 매출액 14조원 내외 영업이익 4000억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의 깜짝 실적은 가전과 TV의 상승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평가.
상반기는 에어컨 성수기다. LG전자는 가정용(B2C)뿐 아니라 기업용(B2B) 공조시스템 등 다양한 매출처로 사업을 확대 중이다. 세탁기의 경우 1분기 누적 판매량 1억5000만대를 돌파하는 등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LG시그니처’ 등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으로 가전제품 평균판매단가(ASP)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TV는 패널 가격 하락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TV로 대표할 수 있는 고가TV 흥행 성공 영향으로 실적 개선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매출 기준 1분기 LG전자 TV 매출 절반 가까이를 고가TV가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올해 올레드TV와 초고화질(UHD)TV 확산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환율 수혜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 역시 환율 등의 영향으로 이익 면에서 깜짝 실적을 예고한 바 있다. 전사차원에서 진행한 비용절감 역시 이익 급증 원인 중 하나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와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의 경우 1분기 긍정적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대주인 스마트폰 ‘G5’는 2분기 전 세계 공급을 본격화했다.
한편 LG전자가 잠정 실적을 공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내 상장사 중 잠정 실적을 공시한 회사는 삼성전자뿐이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주주 및 투자자 편의를 돕기 위해 점정 실적을 공시하기로 했다”며 “2016년 1분기부터 월초 잠정 실적을 먼저 공시한 후 월말에 확정 실적을 공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부별 구체적 실적은 실적설명회 당일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